한샘은 국내 인테리어·가구업계 1위 기업이다. 한샘이 매각을 결정한 건 기업승계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내부 사정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번에 매물로 나온 건 한샘 창업주이자 최대 주주인 조창걸 명예회장과 특수관계인 등이 보유한 지분 약 30%다. 거래가 성사되면 사실상 기업 경영권을 넘기는 셈이다. 투자업계(IB)에 따르면 한샘은 사모펀드(PEF)인 IMM프라이빗에쿼티(PE)와 이번 주말 약 1조3000억원 규모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샘의 전망은 밝은 편이다. 코로나19 이후 가구·인테리어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구는 부피가 큰 제품 특성상 내수 시장 의존도가 절대적으로 높다. 국내 가구 소매판매액은 지난해 사상 최초로 10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올해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한샘은 전국 5만여 개 아파트의 3차원(3D) 도면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 홈 사물인터넷(IoT) 전문기업 고퀄에 30억원을 투자하는 등 스마트 홈 분야로도 영역을 넓히고 있다. 유통시장 변화에도 발 빠르게 대응하는 편이다. 이 회사는 2019년 2월 온라인몰 한샘몰에서 업계 최초로 수도권 지역을 대상으로 익일 배송 서비스를 도입했다. 이어 지난해 7월 익일 배송 서비스 대상 품목을 기존 30여 개에서 700여 개로 확대하는 등 물류 혁신에도 공들이고 있다.
2000년대 들어 뛰어든 주택 리모델링 시장에서는 인테리어 시공에 자동차 공정의 일괄생산 시스템을 적용했다. 리모델링 상담에서 설계, 시공, 사후 서비스까지 전 과정을 일원화한 시스템이다. 부엌과 욕실, 창호, 마루, 문 등을 한데 묶어 규격화된 패키지 상품도 출시했다.
한샘은 새로운 사업을 펼치는 족족 업계 1위 자리를 차지했다. 1986년 부엌 가구 부문 업계 1위에 오른 데 이어 가구 인테리어 시장 진출 4년 만인 2001년 인테리어 분야 1위로 올라섰다. 2013년에는 가구업계 최초로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했고, 이후 4년 만에 매출 2조원을 돌파했다.
민경진/김채연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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