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권 대선판이 요동치고 있다. 대선후보 선호도 1위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지지율이 주춤한 가운데 후발 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국민의힘 입당을 서두르며 추격에 나설 태세다. 윤 전 총장이 지지율 반등에 실패할 경우 최 전 원장 등 경쟁 후보들에게 야권 통합의 주도권을 뺏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윤 전 총장은 지난달 29일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반문(반문재인) 연대’와 ‘정권 교체’를 강조하고 있지만 지지율 반등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대권 도전 직후 터진 장모 구속 등 ‘처가 리스크’가 컨벤션 효과를 상쇄시켰다는 분석이다. ‘윤석열이 듣습니다’라는 타이틀로 진행되고 있는 민생 투어 역시 구체적 대안은 없이 ‘식사 정치’ ‘미팅 정치’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윤 전 총장은 지난 12일 진보 진영의 원로 인사인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를 만나는 등 중도·진보 확장을 도모했지만 자유민주주의를 강조하는 등 보수층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이에 진보나 중도 진영의 무당층이 이탈하고 있다는 분석이 고개를 들고 있다.
윤 전 총장 측은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각종 이슈에 대해 공세적인 대응에 나서는 모양새다. 윤 전 총장 배우자인 김건희 씨의 석사 논문 지도 교수를 만나기 위해 방송기자가 경찰을 사칭하자 그를 즉각 고소했다. 이동훈 전 대변인이 “여권 인사가 Y를 치고 우리를 도우면 수사를 없던 일로 만들어주겠다고 했다”고 폭로한 데 대해 윤 전 총장은 “사실이면 공작 정치이자 선거 개입”이라며 “진상 규명과 엄정 처벌을 요구한다”고 강경 대응했다.
하지만 이 같은 대응 전략만으로는 지지율 반등을 이끌어내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반문 연대 외에 국정 운영을 위한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캠프 내 새 인물 영입이나 교체 등 강수도 고민해야 한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장성철 대구가톨릭대 사회과학과 특임교수는 “윤 전 총장 캠프에 정치를 아는 사람이 없다는 한계를 조금씩 보이고 있다”며 “이른 시일 내 지지율 반등에 성공하지 못할 경우 야권 대선판이 크게 바뀔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최 전 원장은 윤 전 총장을 견제하면서 차별화에 주력했다. 최 전 원장 선거캠프상황실장인 김영우 전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에 대한 쏠림 현상은 일시적일 뿐이고 이제 대세는 ‘최재형’”이라고 말했다. 윤 전 총장과의 단일화와 관련해선 “지지율로만 단일화를 논하는 것은 구태 정치고, 정도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야권의 판도 변화에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외곽에서 ‘훈수 정치’에 나섰다. 김 전 위원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 전 원장이) 만나자고 하면 만날 생각은 있다”고 했다. 정치 초보인 최 전 원장의 대선 행보를 도와줄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다만 윤 전 총장에 대해서는 “입당한다고 지지율이 오르겠냐”며 다소 거리를 두는 발언을 했다. 이에 앞서 김 전 위원장은 윤 전 총장이 외곽에 머무르다가 11월께 야권 후보 단일화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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