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선후배, 나란히 유엔 고위직 올랐다

입력 2021-07-22 17:44   수정 2021-07-22 23:44

한국의 공공행정 및 조세 전문가가 국제기구 유엔의 고위직을 동시에 맡게 됐다. 박순애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56)와 이영주 기획재정부 국제조세제도 과장(44)이 주인공이다. 한국의 여성 두 명이 유엔 전문직으로 동시 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엔 경제사회이사회(ECOSOC)는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전체회의를 열어 박 교수를 공공행정전문가위원회(CEPA), 이 과장을 조세문제국제협력전문가위원회(CEICTM) 차기 위원으로 각각 선임했다. 두 위원의 임기는 2025년 7월까지 4년간이다.

경제사회이사회는 유엔 산하 기구들의 활동을 지휘하고 조정하기 위해 1945년 설립된 전문기관이다. 박 교수가 활동하게 된 공공행정전문가위는 글로벌 공공행정 및 지배체제 지침 제정, 회원국의 공공 행정 역량 강화 및 혁신 지원, 유엔 공공행정상 심사 및 전자정부 평가 등의 역할을 수행하는 곳이다. 위원 수는 총 24명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초대 인사혁신처장을 지낸 김판석 연세대 교수가 2006년부터 8년간(1회 연임) 이 위원회에서 활동했다.

박 교수는 한국행정학회 최초의 여성 학회장으로 활약하고 있고, 규제개혁위원회 민간위원 및 산업통상자원부 국가표준심의 위원을 맡고 있다. 공기업·준정부기관 경영평가단장, 환경부 지속가능발전위원회 위원, 공공기관 운영위원, 지방자치단체 국제화재단 수석전문위원을 지내는 등 행정·정책 분야에선 손꼽히는 전문가다.

2001년 행정고시 45회로 기재부에 발을 들인 이 과장은 세제실 조세정책과, 국제조세과, 부가가치세과, 소득세제과 등에서 약 20년간 근무한 조세부문의 베테랑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재정위원회에 수차례 파견돼 여러 국가의 조세 전문가들과 협력한 경험도 있다.

이 과장이 4년간 일하게 될 조세문제국제협력전문가위는 국가 간 조세 협력 강화를 촉진하는 게 주 임무다. 국제 조세 협력의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한편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조세 역량을 강화하는 데도 힘 쏟고 있다. 다국적 기업들이 사업 영역을 디지털 부문으로 적극 확장하는 상황에서 국가 간 협력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는 게 주유엔 한국대표부 측 설명이다. 이 위원회에서 활동하는 전문가 위원은 총 25명이다.

박 교수와 이 과장은 또 다른 공통점도 갖고 있다. 같은 과 선후배 사이란 점이다. 박 교수는 1988년, 이 과장은 2001년 연세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박 교수는 미시간대에서 환경계획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이 과장은 영국 요크대에서 법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주유엔 한국대표부 관계자는 “유엔 산하 기구에 한국 인사들이 전문직으로 동시 진출하는 건 매우 이례적”이라며 “이런 사례가 많이 나오면 한국의 글로벌 위상 강화에 도움이 되는 만큼 역량 있는 인사들의 국제무대 진출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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