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형 금융지주회사들이 올 상반기 나란히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과 ‘빚투(빚내서 투자)’ 영향으로 대출자산이 급증하면서 은행의 이자이익이 늘어났고, 주식 열풍과 ‘보복 소비’ 등으로 증권 카드 등 비은행 부문 실적도 크게 개선된 덕분이다. 코로나19 사태와 초저금리가 맞물리면서 역대급 호황을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예대금리차에 따른 이자이익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KB금융은 상반기 이자이익이 5조4011억원으로 전년보다 15.3%(7179억원), 하나금융은 3조2540억원으로 13.7%(3930억원) 늘었다. 대출 성장세가 이어진 데다 핵심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이 개선된 효과다. 상반기 KB·하나금융의 NIM은 각각 1.82%, 1.67%를 기록해 작년 말 바닥을 찍은 뒤 오름세를 이어갔다. 시중에 풀린 막대한 부동자금이 이자가 거의 없는 요구불예금으로 들어오면서 은행의 조달비용이 낮아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KB금융 관계자는 “중소기업 대출을 중심으로 자산이 꾸준히 늘어났고 시중 유동자금이 금리가 낮은 요구불예금으로 대거 유입되면서 조달비용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국민은행은 올 상반기 14.1% 늘어난 1조4226억원, 하나은행은 17.9% 증가한 1조2530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금융지주의 고질적인 문제로 꼽혔던 ‘은행 쏠림’도 옅어졌다. 올 상반기 KB금융과 하나금융의 비(非)은행 계열사가 벌어들인 이익은 각각 전체의 45.2%, 37.3%로 1년 전보다 7~18%포인트 뛰었다. 실제 KB증권은 올 상반기 작년보다 191% 급증한 3744억원, KB국민카드는 54.3% 늘어난 2528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하나금융투자도 60% 증가한 2760억원, 하나카드는 117.8% 늘어난 1422억원을 기록했다. ‘맏형’인 은행의 이익 증가폭을 훌쩍 뛰어넘었다.
반면 실적이 올해를 기점으로 내리막길을 걸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제까지의 호실적이 유례 없던 증시 호황과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비용 절감 덕이란 지적에서다. 실제 ‘동학개미’ 열풍이 잦아들고 주식거래대금이 줄어들면서 KB금융의 올 2분기 수수료이익은 전 분기보다 10.5% 감소했다. 마케팅 비용을 대폭 줄이고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한 소비 증가 효과를 본 카드사도 마찬가지다. 오는 9월까지 만기 연장, 이자 상환이 유예되는 204조원 규모의 중소기업·자영업자 대출의 부실 위험도 남아 있다. 금융지주의 한 관계자는 “빅테크를 필두로 금융업 경쟁이 더 치열해지면 금융사 수익성도 약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빈난새/박진우 기자 bint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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