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7일부터 27일까지 2분기 실적을 발표한 상장사 73개(연결기준) 중 증권사 세 곳 이상이 실적 전망치(컨센서스)를 낸 건 57개사다. 이 중 절반을 넘는 38개사의 2분기 실적이 컨센서스를 웃돌았다.
그럼에도 주가는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현대에너지솔루션은 컨센서스를 38.6% 웃도는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지만 19일 실적 공시일 이후 주가는 오히려 하락세다. 삼성전자 역시 2분기 기준 사상 최대 규모인 63조원대 매출을 내고도 ‘10만전자’는커녕 7만8000원대 안팎에서 거래 중이다.
실적 전망이 주가에 선반영된 상황에서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을 둘러싼 우려가 커져서다. 외국인 순매도세도 증시를 끌어내리고 있다. 중국 정부의 전방위 규제 탓에 상하이·홍콩증시가 급락한 여파로 신흥국 시장에 대한 투자심리도 위축됐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 들어 이달 23일까지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1조원 규모의 순매도를 기록했다”며 “전체 140거래일 가운데 82거래일(58.6%)에 매도 우위를 기록했고 월간 합산 기준으로 4월을 제외하면 모두 순매도를 보이고 있다”고 했다.
여기에 피크아웃 우려도 더해졌다. 신동준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세계 경제의 성장 속도는 2분기를 정점으로 둔화될 것”이라며 “반면 물가 상승률은 2분기 수준으로 높게 유지되면서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국면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3분기에는 성장 감속과 물가 부담이 동시에 나타나는 ‘미니 스태그플레이션’ 논란이 강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외국인이 최근 한 달간 국내 2차전지 종목에 한해 차별적으로 순매수하면서 2차전지 종목군이 양호한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며 “외국인이 순매도 행진 중 차별적으로 순매수한 업종을 보유하는 전략을 활용할 만하다”고 말했다.
이 기간 외국인의 순매수 1위 종목(거래대금 기준)은 포스코로, 총 2485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우리금융지주, 한국금융지주 등 금융주도 순매수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개인 순매수 1~3위 종목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가 차지했다. 올초 이후 약세를 보이는 반·차 업종 반등에 베팅한 것이다. 전날 글로벌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는 삼성전자를 아시아 반도체 추천주로 선정하면서 삼성전자 주가가 12만6000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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