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홍수에 식품도 '큐레이션 시대'…"상품 선택 고민 해결"

입력 2021-07-29 17:36   수정 2021-07-30 01:02

마켓컬리가 등장하기 전까지 국내 온라인 유통몰은 ‘없는 것 빼고 다 있는’ 만물상이었다. 소비자에게 최대한 많은 선택지를 제공하는 게 미덕처럼 여겨졌다. 수많은 상품 중에서 옥석을 가려내는 것은 소비자의 몫이었다.

마켓컬리의 접근방식은 달랐다. 상품 가짓수를 늘리기보다 정말 좋은 상품을 선별하는 데 집중했다. 마켓컬리에서 파는 제품이면 고민 없이 사도 된다는 믿음을 주는 게 김슬아 대표의 목표였기 때문이다. 마켓컬리의 정체성이기도 한 ‘상품 큐레이션’이 나오게 된 배경이다.

상품 큐레이션은 미술관에서 좋은 작품을 골라서 추천해주는 큐레이션 서비스에서 착안한 작업이다. 마켓컬리는 미술관의 큐레이션 서비스를 유통산업에 적용했다. 만물상이 되기보다 소비자에게 가장 좋은 제품을 마켓컬리가 선별해 판매했다. 소비자로선 여러 제품을 놓고 원산지 등을 비교해야 하는 수고로움이 사라졌다.

마켓컬리는 상품 큐레이션의 품질을 지키기 위해 여전히 상품 수를 3만 개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마켓컬리와 신선식품 부문에서 경쟁하는 쿠팡이 취급하는 품목 수는 500만 개에 달한다.

상품 큐레이션은 소비자의 고민을 덜어주는 동시에 중소 식품업체에 새로운 기회를 열어주고 있다. 대형마트에서 가장 잘 보이는 매대 위치는 영업 역량이 뛰어난 식품 대기업 차지였다. 마케팅 역량이 떨어지는 중소 식품사가 끼어들 자리는 없었다. 대형 식품사들이 오랜 기간 유통현장에서 사실상 ‘그들만의 리그’를 구축할 수 있었던 이유다.

반면 온라인 공간에서는 제품 본연의 경쟁력이 위치를 결정한다. 마켓컬리의 상품 큐레이션 기준은 제조사나 브랜드가 아니라 오직 제품 역량에 맞춰져 있다. 중소 청과업체 청매푸룻은 마켓컬리 상품 큐레이션의 수혜를 본 대표적인 업체다. 청매푸룻은 고품질 청포도인 ‘유기농 경조정’을 생산했지만 영업 역량이 부족해 백화점 등 기존 대형 유통망에선 판매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온라인 판매를 전전하던 청매푸룻은 재배를 포기하기 직전 상품 가치만을 입점 기준으로 삼는 마켓컬리를 만났다. 마켓컬리에서 청매푸룻의 유기농 경조정은 지난해에만 1억2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금은 대형 유통업체에서도 ‘러브콜’을 받는 귀한 존재가 됐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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