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중국 기업의 미국 증시 기업공개(IPO)와 기타 유가증권 판매에 대한 등록을 중단했다고 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중국 기업이 국가 안보 등을 이유로 자국 정부로부터 규제받을 위험이 있다는 점을 공개하는 새 규정도 제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정책은 중국 정부가 지난 1일 뉴욕증시에 상장한 차량호출 기업 디디추싱을 국가 안보 위협을 이유로 규제, 주가가 폭락하자 내놓은 후속 조치로 해석된다. 로이터의 소식통은 "SEC는 구체적인 지침이 마련되기 전까지는 증권발행을 위한 어떠한 등록 서류도 제출하지 말 것을 기업들에 요청했다"면서 "이런 조치가 얼마나 이어질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전했다.
앞서 앨리슨 리 SEC 위원은 지난 26일 "뉴욕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이 미 증권 당국에 정례보고의 일환으로 중국 정부의 사업 개입으로 인한 리스크 정보를 공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SEC는 미 상원 은행위원회 소속인 공화당 빌 해거티 의원과 민주당 크리스 밴 홀런 의원으로부터 중국 기업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취하라는 압박을 받았다. 해거티 의원은 "중국과 같은 비시장적 국가의 기업들에 투자하는 데 대한 위험성을 미국 투자자들이 충분히 알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홀런 의원도 "미 증시에 상장하는 기업들은 사기에 가담하지 않는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어야 할 것"이라며 "투자자들이 디디추싱의 기업공개에 고의적으로 호도 당한 것은 아닌지 SEC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시장조사기관 리피니티브에 따르면 올해 미국 내 중국 기업 상장 규모는 사상 최대인 128억달러다. 다만 디디추싱 사태 이후 중국 자전거 공유업체 헬로바이크가 뉴욕 상장 계획을 철회했고, 나스닥 상장을 추진했던 중국 인공지능(AI) 의료 빅데이터 솔루션 업체 링크닥도 상장 계획을 보류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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