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엣지] AI카메라·무게감지 센서…혁신기술 집합체인 편의점 '무인 주류 자판기'

입력 2021-08-04 00:08   수정 2021-08-04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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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편의점에선 ‘무인 주류 자판기’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점포에 점주나 직원들이 없을 때, 자판기에서 돈을 내고 음료수를 뽑는 것처럼 술을 구매할 수 있는 기기입니다.

선구자는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CU입니다. 지난달 12일 강원도 고성 CU R설악썬밸리리조트점에 주류 자판기를 시범도입했습니다. 소주와 맥주부터 와인, 전통주까지 총 45종을 살 수 있습니다. CU는 현재 평창더화이트호텔점까지 총 2대의 무인 주류 자판기를 운영합니다.

이마트24도 지난달 18일 서울 성동구 이마트24 본점에 무인 주류 자판기를 들였지요. 두 곳 모두 모두 이동통신사 3사의 공동 인증 플랫폼 패스(PASS) 앱을 통해 성인인증을 하면 주류를 살 수 있습니다. 남의 신분증을 이용하는 방법은 불가능하지요.

이마트24와 CU의 두 번째 무인 주류 자판기는 특히 흥미로운 제품입니다. 일명 ‘냉장고형 자판기’인데, 외형은 편의점에 있는 다른 주류 냉장고와 똑같습니다. 그러나 성인인증을 하고 문을 열어 원하는 주류를 집어 꺼내면 알아서 어떤 제품인지 구별해 결제가 됩니다.



초록색 병의 소주, 500ml짜리 캔맥주는 디자인이나 무게가 대동소이합니다. 이런 제품들을 구분할 수 있도록 하는 핵심 요소는 ‘무게 감지 센서’와 ‘AI 비전 카메라’입니다. 편의점 두 곳이 모두 도입한 신세계아이앤씨의 무인 주류 자판기는 선반 곳곳에 무게 감지 센서를 숨겨놓았습니다. 소비자가 오른쪽에서 몇 번째 줄에 있는 술을 몇 개 집었는지, 집었다가 다시 내려놓았는지, 내려놓을 때 꺼낸 그 자리에 정확히 돌려놓았는지 등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AI 비전 카메라는 상품의 이미지를 보고 식별할 수 있는 카메라입니다. 기존에 상품의 이미지를 데이터로 충분히 수집해왔기 때문에, 방금 소비자가 팔을 뻗어 꺼내는 캔맥주의 디자인과 색깔을 보고 어느 제품인지 구분해냅니다. 소위 말해 제가 ‘참이슬’을 골랐는지, ‘처음처럼’을 골랐는지 카메라로 찍어 AI 기록과 비교해본다는 소리지요. 이마트24의 무인 주류 자판기는 선반마다 양쪽에 카메라가 2개씩 달려 총 6층에 12개가 설치됐다고 하네요.

술은 그간 판매 직원이 직접 구매자가 대면해야 살 수 있는 상품이었습니다. 주세법이 최근 완화되면서 온라인 판매가 일부 가능해졌지만, 전통주 또는 배달음식과 곁들여 시킬 때(배달음식 가격보다 낮을 경우)에 한정됐지요.

그런데 어떻게 술을 ‘비대면’으로 판매할 수 있게 됐을까요? 지난 5월 산업통상자원부가 주류 자판기에 대한 규제 샌드박스를 승인해주면서 길이 열렸습니다. 신세계그룹 계열사 신세계아이앤씨, 일월정밀, 페이즈커뮤 등 업체들이 선정됐습니다.



규제 샌드박스 선정 후 가장 먼저 나선 곳 중 하나가 편의점인 이유가 있습니다. 편의점은 일반 점포 외에도 낮에는 직원들이 있고 밤에는 무인 점포인 하이브리드, 낮에도 사람이 없는 무인 점포 등 다양한 형태가 있습니다. 인건비를 줄이려는 목적이 크지요.

술과 담배는 편의점에 중요한 상품입니다. CU 기준 지난해 매출에서 담배 비중은 40% 이상, 술은 10%가량 됩니다. 둘만 합쳐도 절반에 육박하지요. 이런 효자 상품들을 직원이 없는 점포에선 이제까지 팔 수 없었습니다. 그러다 이번에 방법이 생긴 겁니다. 편의점들은 호텔·리조트 안에 있는 하이브리드 매장 위주로 이 주류 자판기를 늘려갈 계획입니다.

CU는 서울 건대상허도서관점에서 담배 무인 자판기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대학교 도서관은 애초 성인이 학생증을 찍어야 들어갈 수 있다는 점을 이용했지요. 다만 “담배 판매는 지역마다 조례 등 규정이 다르기 때문에 확대 적용하는 것이 아직은 쉽지 않다”는 설명입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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