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도 '찜'한 홍콩 블록체인 플랫폼, 애니모카의 CEO를 만나다 [데이비드 김의 이머징 마켓]

입력 2021-08-09 15:29   수정 2021-08-09 16:54

≪이 기사는 08월09일(15:24)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편집자주] 한국경제신문의 자본시장 전문매체 '마켓인사이트'는 데이비드 김 노스헤드캐피털파트너스 대표와의 협업을 통해 아시아, 아프리카 지역의 숨은 강소기업을 소개하고, 창업자·최고경영책임자(CEO)와의 인터뷰 대담을 게재합니다.

데이비드 김 노스헤드캐피털파트너스 대표는 투자 전문가 못지 않게 인터뷰 고수로 유명합니다. 전 세계 굵직굵직한 '큰 손'과 투자전문가를 찾아 인터뷰를 진행하고 팟캐스트 채널 'CEO 라운드테이블-브릿징 아시아'와 '아시안 인베스터스'에 게재해오고 있습니다.




홍콩의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애니모카브랜드는 최근 삼성벤처투자 등으로부터 5000만달러(570억원)를 투자받았다. 이 투자에는 마윈 알리바바 창업주의 개인 자산관리회사도 참여했다. 애니모카가 갖고 있는 대체불가능토큰(NFT) 기술이 각광받으면서다.

NFT는 블록체인 상에서 유통되는 토큰의 한 종류로, 각 토큰마다 고유 값을 가지고 있어 다른 토큰으로 대체가 불가능하다. 기존의 1만원짜리 지폐는 가치가 동일하기 때문에 서로 교환할 수 있는 반면 NFT는 각각의 토큰이 모두 다르며 가치도 저마다 다르기 때문에 가격도 다르게 매길 수 있다. 진위와 소유권 입증이 중요한 그림, 음악, 영상 등의 콘텐츠 분야에 이 기술을 적용시킬 수 있다.

애니모카는 이 같은 기술을 활용해 레브나 샌드박스와 같은 다양한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다양한 지식재산권(IP)을 확보해 둔 상태다. 지금 애니모카의 기업가치는 약 10억달러(1조1000억원) 정도로 평가되지만 성장세를 고려하면 향후 데카콘(기업가치 10조원 이상 스타트업)으로 도약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애니모카는 얏 시우(Yat Siu) 회장이 이끌고 있다. 그는 음악가인 부모님을 두고 있다. 오스트리아에서 태어났다. 1997년 홍콩 최초의 인터넷 공급회사 아웃블레이즈(Outblaze)를 설립한 그는 홍콩 정보기술(IT) 업계에서 손꼽히는 인물이다. 2009년 아웃블레이즈의 서비스 사업 부문을 IBM에 성공적으로 매각하고, 이후 애니모카 브랜드를 설립해 호주 증권거래소에 상장시켰다.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내일의 글로벌 리더(Global Leader of Tomorrow)'로 선정되는 등 글로벌 IT업계와 게임 업계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반갑다. 소개를 부탁한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NFT에 초점을 맞춘 회사다. 모든 사람들에게 디지털 재산권을 가져다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부모님은 내가 음악가가 되길 바라셨다. 1980년대에 음악 표기 소프트웨어를 직접 만들게 되면서 '테크' 영역에 발을 들이게 됐다. 그러다가 초기 인터넷 공간에서 사람들과 소통하기 시작했다. 이 즈음 내가 미국 컴퓨터 회사 '아타리'에서 일할 기회도 얻게 됐다. 흥미로운 점은 이 때는 사람들이 내가 10대의 어린 학생이었다는 사실을 몰랐다는 것이다. 가상 공간이었으니 말이다. 어쨌든 덕분에 나이나 인종, 성별 같은 요소에 구애받지 않고 '결과물'로만 평가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당시엔 배경에 상관없이 기회를 제공받는다는 사실이 큰 힘이 됐다.

이런 부분은 내가 1990년대 인터넷 회사를 세울 때도, 이후 애니모카를 창업할 때도 모두 일종의 경영 철학이 됐다."

당신이 애니모카를 통해 해결하려고 하는 문제는 무엇인가.

"표면적으로는 단순히 NFT를 개발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진짜 원하는 것은 '디지털 재산권'을 세상 모든 사람들이 누릴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디지털 재산권은 결국 사람들이 '소유'의 중요성을 이해하기 시작하는 지점이라 생각한다.

생각해보자. 디지털 세계에서의 삶은 물리적 세계에서의 삶만큼 중요해졌다. 현실 세계에서 소유권이 없다면 우리는 자동차와 같은 재산을 언제든 빼앗길 수 있다. 디지털 세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 NFT 등의 기술을 이용한 디지털 재산권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이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한다. 암호화폐같은 기술이 여전히 너무 멀게만 느껴지기 때문이다. 마치 먼 옛날 '민주주의'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는 것과 같다.

그래서 우리는 일상 속에 밀접하게 연관돼 있는 것들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바로 '게임'이다. 전 세계 27억명의 인구가 게임을 즐기고 있다. 한국과 같은 나라는 거의 모든 국민이 게임을 하고 있다고 본다. 게임 관점에서 디지털 소유권을 이해할 수 있는 토큰들을 먼저 적용하고자 했다."

애니모카는 마블, 파워레인저, WWE와 같은 브랜드의 IP를 취득했다. 어떻게 이런 글로벌 브랜드를 당신의 회사로 끌어올 수 있었나.

"먼저 그런 큰 브랜드들이 우리와 협업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다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 모든 것들이 단순히 '제로베이스'로부터 갑자기 나온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우리는 1990년대부터 이런 브랜드들의 IP를 취득하기 위한 특별 팀을 만들어서 신경을 써 왔다. 관계를 유지하고, 또 발전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 20년 넘게 이런 브랜드들과 소통하면서 우리의 경험을 지속적으로 어필하고 신뢰를 쌓아둔 점이 좋은 결과로 나타났다고 생각한다."

애니모카에서 인재를 채용할 때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무엇인가.

"우리는 뚜렷한 철학이 있다. 가장 명심해야 할 것은, 팀원들이 당신을 '위해서' 일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과 '함께' 일한다는 점이다. 세상에는 정말 똑똑한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남들의 문제를 해결해주려면 단순히 똑똑한 것 이상으로 일종의 '공감'능력이 필요하다. 우리처럼 가상자산을 다루는 회사는 수직적인 문화를 통해서는 사업의 확장이 불가능하다. 조직원 모두가 저마다 자기 자신의 비즈니스를 한다고 느끼게끔 수평적이고 서로를 이해해주는 자유로운 문화가 필요하다."

애니모카는 투자 활동도 활발히 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기대하는 효과는 무엇인가.

"우리는 50곳 이상의 NFT 관련 스타트업에 투자를 해 왔다. 스카이마비스, 대퍼랩스, 오픈시 같은 곳들이 주요 피투자기업이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가 이렇게 투자 전문 회사처럼 투자활동을 하는 이유에 대해 궁금해 한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아시아 회사다. 아시아 회사들, 특히 대기업 스타일의 회사들은 한 가지에 집중하기보다는 다양한 기업들과 협업하는 것을 원한다. 투자는 훌륭한 파트너십을 유지하는 방식이다.

또 NFT를 기반으로 디지털 재산권 사업을 하는 우리 회사에게는 '산업 생태계'가 발전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개방형 플랫폼을 기반으로 성장해왔다. 산업 생태계가 발전해야 우리도 발전할 수 있다. 이런 생태계에 투자하는 것은 우리의 이익에 직접적으로 연관되지 않더라도 올바른 의사결정일 것이라 믿는다."

앞으로의 비전은 무엇인가.

"최종 목표를 이야기하기는 아직 조금 이른 시점이라 생각한다. 한 단계씩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메타버스 세계에 올라타게 하는 것이다.

최근에 올림픽을 하고 있다. 전 세계 사람들은 대부분 유명한 올림픽 스타들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 우리 문화에 스며들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는 IP 사업도 중요하다. 게임을 만들거나 게임사를 인수해 사람들이 게임 세계에서 디지털 소유권의 개념을 이해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마지막으로, 당신이 살면서 만난 가장 좋은 사람은 누구인가.

"얼마전 세상을 떠난 수잔 코라도다. 그녀는 나에게 어머니 같은 존재였다. 1998년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나를 물심양면으로 도와줬던 사람이다. 직원들 모두가 그녀를 가족처럼 여겼다. 그녀는 돈이나 명예가 아닌, 정말로 우리가 하는 일을 믿고 지지해줬다."

<i>데이비드 김 노스헤드캐피털파트너스 대표 & 팟캐스트 'CEO 라운드테이블-브릿징 아시아(CEO Roundtable-Bridging Asia)', '아시안 인베스터스(Asian Investors)' 운영자.</i>

정리=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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