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강제하면 학교 안보내!"…개학 앞둔 美 갈등 고조

입력 2021-08-09 18:01   수정 2021-08-23 00:01

미국 버지니아에 사는 네심 메와드 씨는 이달 말 개학을 앞두고 자녀를 학교에 보낼지 고민에 빠졌다. 가뜩이나 코로나19 델타 변이가 확산하는 와중에 자녀가 학교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다는 걱정에서다. 코로나19를 예방하기 위해 자신과 가족은 실내에서 반드시 마스크를 끼고 다른 사람도 그러기를 바라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버지니아의 상당수 학교는 마스크 착용에 대한 명확한 규정을 정하지 않은 채 개학할 예정이다. 그는 “모두가 안전하게 마스크를 쓰면 좋겠지만 그러지 않아 아이를 학교에 보내는 게 불안하다”고 했다.

다른 지역도 비슷하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지난달 학생과 교직원에게 교내에서 마스크 착용을 권고했지만, 의무사항이 아니어서 학부모와 학생은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미 연방정부 역시 마스크 관련 업무를 대부분 주정부 권한으로 넘겼다. 그러자 주정부는 각기 다른 마스크 지침을 내놨다.

미국 학교 관련 정보업체인 버비오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와 일리노이주 등은 교내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이런 곳이 미 전역 중 26.3%를 차지했다. 대부분 민주당 지지 성향 지역이다. 반면 공화당 지지 성향의 플로리다주와 애리조나주 등은 교내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도록 했다. 전체 지역의 26.3%가 해당됐다. 백신 접종률에 이어 다시 한 번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교내 마스크 착용 여부가 갈린 것이다.

별도 규정을 두지 않은 나머지 지역에서도 혼선이 적지 않다. 권한을 위임받은 교육청이나 일선 학교가 학부모의 의견을 충분히 듣지 않고 마스크 규정을 정하자 곳곳에서 반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현지시간) 전한 브렌다 스튜어트 씨 사례가 대표적이다. 그는 개학하더라도 딸을 학교에 보내지 않기로 결정했다. 딸이 다니는 조지아주 학교에서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할 것을 요구하자 홈스쿨링을 하기로 했다. 그는 “부모가 자녀를 위해 무엇이 최선인지 결정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캘리포니아주의 오렌지카운티 교육청은 주정부의 마스크 의무화 규정을 따르지 않겠다며 소송을 내기로 했다.

마스크를 둘러싼 갈등은 설문조사에서도 잘 나타난다. 워싱턴포스트와 조지메이슨대가 지난달 6~21일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3%가 코로나19가 종식돼도 인파가 붐비는 곳에서 마스크를 쓰겠다고 답했다. 반면 54%는 마스크를 착용할 생각이 없다고 응답했다.

지난 6일 기준으로 1주일 동안 미국 내 코로나19 하루 감염자 수는 2월 이후 처음으로 10만 명을 넘어섰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올가을 미국 내 하루 감염자 수가 20만 명에 달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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