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사 끌고 청와대가 밀고…바이오株, 줄줄이 상승 열차

입력 2021-08-10 15:51   수정 2021-08-13 16:04



바이오주들이 줄줄이 급등 열차를 탔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SK바이오사이언스의 코로나19 백신 후보에 대한 임상 3상을 승인한 영향이다. 지난 5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K-글로벌 백신 허브화 비전·전략 보고대회'가 개최된 후 상승한데 이어, 또 한번 청와대발 훈풍을 탔다.

청와대 백신 회의 계획이 알려지자 꿈틀거리기 시작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달 들어서만 75% 넘게 치솟게 됐다. 시가총액은 랠리 전인 7월 종가 기준 13조433억원이었지만, 이날은 23조648억원으로 치솟았다. 시가총액 순위는 15위로 SK이노베이션을 제쳤다.

다만 증권가 안팎에서는 이번 상승세가 추세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된다. 올해 제약·바이오 업종의 주가를 올릴 만한 이벤트들이 있었지만, 대부분 '반짝 효과'에 그쳤기 때문이다. 증권가도 불확실한 가능성보다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를 낼만한 기업들을 주목하고 있다.
SK바사 임상 3상 승인에 코로나 백신 테마 들썩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SK바이오사이언스는 전일 대비 6만9000원(29.68%) 오른 30만1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오전부터 강세를 보이던 주가는 상한가 그대로 장을 마감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SK바이오사이언스가 자체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후보 GBP510의 임상 3상 시험계획(IND)을 이날 승인해준 영향이다. 국산 코로나19 백신 후보가 임상 3상에 진입하게 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문 대통령이 GBP510의 임상 3상 승인 소식을 접한 뒤 “국산 1호 백신이 탄생해 상용화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국내의 임상시험이 신속하게 충분히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는 전방위로 지원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자 SK바이오사이언스의 주가는 장중 상한가로 뛰어 올랐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모회사인 SK케미칼도 이날 14.79% 급등했다.

뿐만 아니라 코로나19 백신 관련주로 분류됐던 삼성바이오로직스(4.18%), 셀리드(3.56%), 유바이오로직스(6.65%) 등도 이날 강세를 보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모더나 백신의 완제의약품 위탁생산(CMO)를 맡아 이달 시생산에 돌입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녹십자는 모더나 백신의 유통을 맡을 예정인 데다, 국제감염병혁신연합(CEPI)로부터 개발비를 지원받은 백신 5억도즈에 대한 CMO 합의를 작년 10월 맺어둔 바 있다.



이들 백신 관련 기업들의 주가 강세는 청와대의 백신 관련 회의 일정이 알려진 이달 초부터 시작됐다. 지난달 종가와 비교해 이날까지 SK바이오사이언스는 76.83%가, 녹십자는 8.73%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6.40%가 각각 상승했다. 이 기간동안 코스피 의약품 지수도 1만8280.66에서 2만418.18으로 11.69% 급등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5일 백신 관련 보고대회에서 “2025년까지 글로벌 백신 생산 5대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며 “정부는 백신을 반도체, 배터리와 함께 3대 국가전략기술 분야로 선정해 앞으로 5년간 2조2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목표 달성을 위한 전략으로 ▲국산 코로나19 백신 신속 개발 ▲글로벌 생산 협력 확대 ▲글로벌 백신 허브 기반의 신속 구축 등을 제시했다.
델타 변이 확산세 여전한데…진단키트 기업 관심 시들
하지만 코로나19 백신 개발 기대감에서 비롯된 이번 제약·바이오 업종의 강세가 추세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올해 제약·바이오 업종의 주가를 밀어 올릴 만한 이벤트가 대부분 ‘반짝 효과’에 그쳤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확산 사태의 최대 수혜주로 꼽히는 진단키트 기업들 주가의 경우 델타 변이 바이러스로 인한 코로나19 확산세가 여전하지만 상승분의 상당폭을 반납했다.

씨젠의 주가는 델타 변이 확산의 공포가 고조되기 시작한 지난 6월10일부터 급등세를 보였다. 이날 6만1900원이던 주가가 7월8일에는 9만500원까지 뛰었다. 그러나 이날 종가는 7만1600원으로 고점 대비 20.88% 하락했다.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직전 24시간동안 1540명이 늘어 누적 21만3987명에 이르렀다. 월요일 기준으로 일일 신규 확진 규모 최대치다.



신약 후보를 개발 중인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연구 성과를 뽐내고 기술수출 가능성을 타진하는 글로벌 학회·컨퍼런스 이벤트 이후에는 오히려 저점이 더 낮아지기도 했다.

매년 초 열리는 글로벌 최대 제약·바이오 투자행사 JP모건헬스케어컨퍼런스를 앞두고 코스피 의약품지수는 작년 말부터 랠리를 펼쳤다. 그러나 행사 개막(현지시간 1월11일) 직전인 11일 장중 2만1961.88을 고점으로 5거래일만에 1만9357.95(1월18일)까지 11.86% 빠졌다.

초기 단계의 항암 연구 결과에 대한 발표가 많은 것으로 알려진 미국암연구학회(AACR) 때도 마찬가지였다. 개막을 앞두고 코스피의약품지수는 4월7일(종가 1만7511.42)부터 폐막 이후인 같은달 19일(1만8931.36)까지 오른 뒤 하락세를 탔다. 공매도 거래 재개 영향까지 겹치며 5월3일 1만6878.02로 마감됐다. AACR 모멘텀에 따른 랠리가 시작되기 직전의 저점 1만7322.86(4월6일)보다 낮은 수준이다.
“꿈보다는 현금…실적·M&A에 주목”
증권가에서는 신약 개발 가능성과 같은 ‘꿈’보다는 당장 ‘현금’을 쥘 수 있는 실적에 주목하는 모습이 나타난다. 또 사업 구조를 재편하는 인수·합병(M&A)에 대한 관심도 높다.

이혜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용 의료기기 섹터는 다른 업종 대비 높은 매출 성장세와 우수한 수익성 시현으로 투자 매력도가 상승했다”며 “7월에도 국내 미용 의료기기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48% 성장해 3분기에도 견조한 실적 성장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구자용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제약·바이오 업종의 키워드로 ‘M&A'를 제시했다. 그는 “7월21일자로 천랩과 비피도의 M&A 공시가 있었고, 녹십자랩셀·녹십자셀의 합병, 셀트리온홀딩스·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의 합병이 연이어 발표됐다”며 “휴젤, 디오는 매각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실적 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이혜린 연구원은 “1·2공장의 안정적인 가동 및 3공장의 가동률 상승, 고가 제품의 매출 증가 등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달부터 모더나 백신 완제의약품을 생산하기 시작할 예정인 데다, 메신저리보핵산(mRNA) 원액(DS) 생산시설을 증설하는 중이고,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세포·유전자 치료제까지 생산할 계획이 있다”며 “CMO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에 따라 향후 실적 성장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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