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 하나 가격이 수천만원대에 달해 ‘명품 중의 명품’으로 불리는 초고가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 시총(1401억7015만유로)과 구찌 등 브랜드를 보유한 케링 시총(987억8968만유로)을 합쳐도 LVMH에 못 미친다.
명품 브랜드를 다수 거느리고 있는 LVMH는 코로나19 와중에도 공격적인 M&A로 몸집을 키웠다. LVMH에는 루이비통, 크리스찬디올, 불가리, 팬디 등이 속해 있다. LVMH는 올초 주얼리 브랜드 티파니를 인수한 데 이어 4월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토즈’ 지분을 추가로 사들였다. 지난달에도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에트로’와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오프 화이트’ 지분을 추가 인수했다. 로이터 등은 이런 LVMH를 ‘포식자’로 표현했다.
올해 LVMH 주가가 40% 뛰면서 베르노 아르노 LVMH 회장은 최근 제프 베이조스를 제치고 세계 최고 자산가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아르노 회장은 가족 지주회사를 통해 LVMH 지분 약 47%를 보유하고 있다.
올 상반기 LVMH그룹의 패션·가죽 제품 부문 매출만 188억6300만유로다. 케링그룹 전체 매출(80억4700만유로)과 에르메스 매출(42억3500만유로)을 합쳐도 130억유로 수준이다.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 증가율 역시 에르메스(221.9%)와 케링(250.7%)을 뛰어넘었다.
코로나19 전보다도 실적이 좋다. 하나금융투자가 환율과 인수합병 등의 영향을 제외하고 LVMH의 올해 상반기 매출 증가율을 분석한 결과 2019년 상반기보다 11% 늘었다. 면세 부문과 향수·화장품 부문을 제외한 모든 사업부 매출이 2019년 상반기 매출을 웃돌았다.
김재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2분기 여행, 외식 지출이 늘어나면서 명품소비가 1분기 대비 다소 약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지만 LVMH 실적을 보면 명품 소비 현상이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루이비통, 디올 등 대형 브랜드의 인기가 이어져 투자매력은 여전히 높다는 설명이다.
주류 매출 성장세도 눈에 띈다. LVMH는 모엣, 돔페리뇽, 헤네시 등 고가 주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데 올해 상반기 LVMH의 주류 부문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44% 늘었다.
명품주 시총 2위 에르메스의 주가 상승세도 만만치 않다. 에르메스 주가는 올 들어 12일까지 51.4% 뛰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6월 말까지만 해도 에르메스 시총은 LVMH의 35% 수준이었지만 최근 39% 수준으로 올라왔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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