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이달 금리 올릴까…'4대 변수'에 고심

입력 2021-08-16 17:22   수정 2021-08-17 00:52


한국은행이 이달 26일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막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실물경제는 회복되는 추세였지만 최근 들어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로 인해 다시 움츠러드는 모양새다.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시기에 금리를 올리는 것도 정책 불균형으로 비판받을 수 있다. 하지만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억제 목표치인 2%를 웃돌고 가계부채도 계속해서 늘고 있다. 어느 쪽도 선택하기 쉽지 않은 상황인 만큼 금융통화위원회 위원들과 한은 집행부도 딜레마에 빠진 모습이다.
위축된 가계·기업심리

16일 한은에 따르면 오는 26일 열리는 금통위 기준금리 결정 회의에 고승범 금융위원장 후보자는 참석하지 않기로 가닥을 잡았다. 부처 수장 후보자 신분으로 금통위에 참석하면 통화정책 독립성 훼손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지난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소수 의견’을 제시한 고 후보자가 이탈했지만, 금통위의 매파 색채는 여전히 짙다. 지난달 15일 열린 금통위 의사록을 보면 고 후보자 외에 조윤제·임지원·서영경·이승헌 위원이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을 언급했다.

하지만 이달 기준금리를 인상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코로나19 확산세가 누그러들 낌새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신규 확진자 수가 지난달 7일(1212명)부터 이날까지 40일 연속 네 자릿수를 이어갔다.

번지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민간소비·설비투자와 밀접한 가계·기업 심리가 급격히 움츠러들었다. 지난 7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3.2로 전달 대비 7.1포인트 하락했다. 올 들어 처음 내림세를 나타낸 것이다. 7월 전산업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87로 전달보다 1포인트 내렸다. 2월 이후 5개월 만에 내림세로 전환했다. 반등하는 실물경제가 재차 침체에 빠지는 ‘더블딥(이중침체)’ 우려도 상당하다.

자영업자를 비롯한 취약계층의 살림살이가 나날이 나빠지는 것도 금리 인상에 부정적 기류로 작용하고 있다. 한은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금융권의 자영업자 대출금은 3월 말 831조8000억원으로 작년 3월보다 18.8%(131조8000억원) 늘었다. 대출 규모와 증가율 모두 역대 최고치다. 3월 말 기준 여러 금융회사에서 차입금을 조달한 저소득·저신용 자영업자 비중은 전체 11.0%(차주 수 기준)다. 거리두기 격상으로 벌이가 시원치 않은 가운데 금리마저 오르면 이들이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과열된 물가·집값
올해 소비자물가가 한은의 목표치(2%)를 넘어설 것이라는 점은 금리 인상 시점을 앞당길 변수로 꼽힌다. 물가는 올 4월(2.3%), 5월(2.6%), 6월(2.4%), 7월(2.6%) 넉 달 연속 2%를 웃돌았다. 밥상 물가와 국제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고공 행진한 결과다. 한은은 올해 물가가 2012년 후 처음으로 2%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물가 상승 압력을 줄이기 위해 금리 인상에 나서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치솟는 가계부채와 뛰는 집값도 금리 인상의 명분으로 거론된다. 차입 비용이 불어나면 가계의 차입금 조달과 집값 투자 유인이 꺾이기 때문이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가계부채는 2051조3614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11.3%(208조1427억원) 증가했다. 불어난 가계부채는 집값 과열을 불러왔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올 1분기 서울의 ‘소득 대비 주택가격비율(PIR)’은 17.8배로 통계를 작성한 2004년 후 최고치로 나타났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28일 주택가격 조정을 가져올 변수를 설명하며 “한은이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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