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많은 개미들이 주식으로 돈을 벌었지만 올해는 성공담을 듣기 쉽지 않다. 주식시장이 조정을 받으면서 지수가 6개월 전 수준으로 내려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악조건에서도 돈을 번 사람들이 있다. 실력 좋은 펀드 매니저에게 자산을 맡긴 투자자들이다.
하지만 액티브 주식형 펀드는 최대 25%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수익률 1위인 KB중소형주포커스는 최근 6개월 25.17%(클래스A 기준)의 수익률을 올렸다. 2위인 KTBVIP스타셀렉션은 16.29%를 나타냈다. 3위는 16%를 기록한 KB밸류포커스였다.
4위부터 10위까지도 수익률이 11~15%에 달했다. 지수 대비 최소 3배 이상의 수익률을 달성한 것이다. 이들 펀드는 지수를 추종하기 보다 개별 종목을 발굴한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형주를 담지 않거나 최소한의 비중만 편입했다.
KB중소형주포커스는 편입 1위 종목이 골프존(비중 9.1%)이었다. 편입비중 3위는 골프존뉴딘홀딩스(5.64%)였다. 코로나19를 계기로 급등한 두 종목 덕분에 전체 수익률을 25%까지 끌어올릴 수 있었다. 펀드를 운용하는 정용현 KB자산운용 밸류운용실장은 “벤치마크(BM·목표수익의 기준이 되는 수익률)를 잡지 않고 기업가치 대비 저평가 된 종목에 비중을 실었던 점이 주효했다”고 언급했다.
KTBVIP스타셀렉션도 ‘바텀업’ 방식으로 종목을 고른다. 가치투자 명가인 VIP자산운용이 종목을 자문하고, KTB자산운용이 펀드를 직접 운용하는 구조다. 이 펀드는 모빌리티, 바이오, 전기전자 등 ‘핫한 업종’을 골고루 담고 있는데, 신기술에 이해도가 높은 박성재 VIP자산운용 밸류팀장의 투자 철학이 반영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솔케미칼, 엘앤씨바이오, SKC, 현대차 등의 종목을 담고 있다.
이 펀드는 VIP자산운용 직원들이 퇴직연금을 넣는 펀드로 유명하다. 수익률을 1년, 2년, 3년 등 어떤 단위로 끊어도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이밖에 브레인코스닥벤처는 아이진, 시큐센, SK바이오사이언스 등 바이오주를 집중 발굴해 13.2%의 수익률을 달성했다. 미래에셋코스닥혁신성장펀드는 리노공업, 다원시스, 파크시스템스 등을 담아 12.55%의 수익률을 올렸다.
최근 6개월 국내 액티브 주식형 펀드 순유입 금액이 208억원으로 부진하지만, 에셋플러스코리아리치투게더에는 퇴직연금을 포함해 9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순유입됐다. 이 펀드는 카카오, LG전자우, 현대차2우B 등 미래 성장이 기대되는 종목에 장기투자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액티브 주식형 펀드에서 연초 이후 1조1782억원의 자금이 순유출됐다. 하지만 최근 3개월 1007억원이 순유입되는 등 부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증시가 박스권에 갇히자 일부 투자자들이 간접투자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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