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림 여성공학기술인협회장 "이공계 여성들 취업 날개 달아줄래요"

입력 2021-08-19 18:38   수정 2021-08-19 23:47

“이공계 채용시장은 비교적 사정이 낫지 않냐고요? 정보기술(IT) 기업 채용 호황, 바이오업체 특수라지만 여성 인력들에겐 모두 남의 일입니다.”

이재림 한국여성공학기술인협회 회장(사진)은 19일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여성의 사회 진출이 증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대부분 채용시장에서 성별 격차는 뚜렷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협회는 다음달 2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주최로 ‘2021 이공계 여성 채용박람회’를 연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 한국산업단지공단, 한국공학교육학회, 한경닷컴 등이 후원한다. 1000여 명의 이공계 여성 연구개발(R&D) 구직 희망자를 기업과 연계해 일자리를 마련해주는 행사다.

이 회장은 “능력이 우수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나 출산·육아 등으로 경제활동이 저조한 이공계 여성 인력에게 기회를 주고 싶어 장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노동시장에서 여성이 직격탄을 맞았다”며 “특히 기혼 여성의 취업률은 남성보다 더 감소했고 실업률도 남성보다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요즘 여성 엔지니어 비중이 크게 늘었다고는 하지만 몇몇 이공계 업계에선 여성보다 남성 채용을 선호하는 것이 여전한 현실”이라며 “실력이 뛰어난 여성들이 취업시장에 참여하지 못하고 재능을 썩히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들이 능력을 펼칠 기회의 평등 범위가 좀 더 넓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공계 여성 인력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이 회장은 “이공계 업계는 남성 친화적 분야라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여성이 좀 더 적극적으로 취업과 창업에 도전하길 바란다”고 했다. “이공계 여성들은 지난 시절 어려움과 맞서 싸운 덕에 많은 성과를 이뤄왔습니다. 아직 현장엔 여성들이 채워야 할 공간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이 회장은 여성에 대한 숱한 차별을 딛고 건설업계에서 성공한 경영인이기도 하다. 건설업계가 ‘남성 독점 산업’으로 여겨지던 1993년 건축사사무소인 지디지엔지니어링(옛 지담종합건축사사무소)을 창업해 지금까지 28년째 경영하고 있다. 1기 신도시인 경기 성남 분당신도시 시범단지를 설계한 건축사가 바로 이 회장이다.

“대학을 입학하던 순간부터 소수자였습니다. 100명이 넘는 건축과 학생 중 여학생은 저를 포함해 고작 두 명에 불과했습니다. 회사를 창업한 1990년대 초반에도 건설업계에선 전체 종사자 대비 여성 수가 1%대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그나마도 여성은 디자인 분야에 종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한국여성공학기술인협회는 산업부 산하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2004년 설립됐다. 우수 여성 공학기업인 발굴·육성과 취업·창업 지원 등이 주 업무로, 약 1970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산업계에 직접 종사하는 회원 비중이 약 56%를 차지하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해부터 협회 회장직을 맡고 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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