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뱅에 추월당한 현대차…'반도체 쇼티지'에 자동차주 흔들

입력 2021-08-20 15:57   수정 2021-08-20 16:04

도요타·현대차 등 글로벌 자동차주가 일제히 흔들리고 있다. 나아질 줄 알았던 반도체 수급여건이 하반기에도 악화될 것으로 보여서다. 여기에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델타 변이가 확산되면서 부품 조달도 어려워졌다. 증권가에선 당분간 자동차주의 상대적 부진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 보고 있다. 현대차는 주가부진에 급기야 카카오뱅크에 추월당했다.
버티던 도요타도 감산…글로벌車 '흔들'
20일 현대차의 주가는 전날 대비 2.42% 떨어진 20만1500원에 장을 마쳤다. 고전하고 있는 건 현대차 뿐만이 아니다. 일본 시가총액 1위기업인 도요타자동차도 이날 4.09% 떨어진 8915엔에 장을 마감했다. 도요타는 전날에도 급락해 이틀새 8.33%나 내렸다. 간밤 유럽시장에선 폭스바겐이 1.86% 떨어졌고, 미국시장에서도 포드가 2.54% 하락했다. 글로벌 자동차주가 일제히 흔들리고 있다.

발단은 도요타의 감산 발표였다. 도요타는 지난 19일 다음달 세계생산량을 40% 감산하겠다고 밝혔다. 원래 약 90만대를 생산할 예정이었으나 50만대 생산으로 계획을 축소했다. 반도체부족 여파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동남아시아의 델타 변이 확산으로 공장이 멈춰 부품 조달까지 어려워진 탓이다.

도요타의 발표는 글로벌 자동차기업에 무겁게 다가왔다. 도요타는 반도체 부족 현상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공급망 관리로 안정적으로 자동차를 판매해왔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기준 도요타는 546만7000대를 판매하며 폭스바겐(497만8000대)을 제치고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자동차를 판매했다. GM(349만4000대)이나 현대차그룹(347만5000대)보다도 훨씬 많았다. 그런 도요타조차 반도체와 부품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글로벌 자동차주가 주저앉은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19일(현지시간) 반도체 부족으로 글로벌 자동차 생산량이 최대 710만대 감소할 수 있으며, 내년 하반기에나 여건이 나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투자전문매체 모틀리풀은 "지금까지 도요타는 반도체 부족으로 인한 감산을 대부분 피해왔기 때문에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며 "도요타마저 공급망 붕괴의 영향을 받는다면 다른 자동차 업체들에게도 반도체 부족의 영향이 이어진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카뱅에 추월당한 현대車
신차 수요도 꺾이는 추세다. 신차 수요를 반영하는 미국 맨하임 중고차 지수는 연초부터 상승세를 지속하며 5월말엔 203포인트까지 올라갔었다. 그러나 6월 200.4포인트로 꺾였고, 7월(195.2)과 8월 중순(193.7)에도 하락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신차 수요가 지나치게 몰리면서 신차 출고가 늦어지자 중고차 구매로 달려갔던 소비자들이 전처럼 자동차를 원하진 않는단 얘기다. 코로나19 이후 폭발했던 이연수요가 진정을 되찾고 있다.

신차수요는 꺾이는 데다 반도체 부족 현상은 지속되는 상황. 현대차를 바라보는 증권가의 시선도 회의적일 수밖에 없다. 현대차 주가는 연초 이후 줄곧 하락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애플카 이슈로 1월 장중 최고가를 찍은 후 현재까지 30.28% 하락했다. 급기야 이날 현대차는 상장한 지 2주도 채 안된 카카오뱅크에 시가총액을 추월당하기도 했다. 현대차의 시가총액은 43조541억원으로 카카오뱅크(43조2341억원)에 밀려 현재 9위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자동차주를 관망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급락했다고 쉽사리 저점매수에 나설 때가 아니란 설명이다. 황경재 CIM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반기보고서 기준으로 현대차의 대당 재료비는 약 1890만원으로 상승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반면 내수와 선진국 판매성장률은 둔화되기 시작했다"며 "예상과 달리 반도체 쇼티지가 이어지면서 향후 6~7주간은 자동차 업체들이 수요 리스크를 확인하며 주가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현대차가 장기적으로 풀어야 할 숙제도 있다. 환경규제 강화에 대한 대응이다. 황 센터장은 "환경규제가 강화되면서 내연기관차 실수요 절벽이 생기는 것도 향후 2~3년 동안 현대차가 풀어야 할 과제"이라며 "친환경차의 흑자전환이 수반되는 미래투자가 주주가치 제고에 절실하다"고 분석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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