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절 수술 했는데 아기가 배 속에서 자라고 있었습니다"

입력 2021-08-21 14:50   수정 2021-08-23 09:01


한 여성이 이달 초 모 산부인과에서 임신 중절 수술을 받았다. 10일 뒤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 찾은 동네 산부인과 원장은 초음파를 보던 중 "수술한 게 맞아요?"라고 물었다.

당황한 여성이 모니터를 확인하자 팔딱팔딱 뛰는 태아의 심장이 보였다.

원장은 "아기가 배 속에서 잘 크고 있어요"라고 했다.

2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심장이 뛰기 전 중절 수술을 서둘렀던 여성 A 씨가 멀쩡히 크고 있는 배 속 태아의 모습에 충격을 받은 사연이 올라왔다.

A 씨가 수술했던 병원에 항의하자 "재수술을 해줄 테니 방문하라"는 답이 돌아왔다.

이미 4명의 자녀를 양육하고 있던 A 씨는 "막내가 아직 돌도 되지 않은 상태라 아무리 고민해도 또 낳을 자신이 없어 힘들게 수술을 고민한 것인데 눈물이 났다"라고 했다.

A 씨는 "고통 속에서 몸조리를 하고 있다"라면서 "자궁을 두 번이나 헤집어서 몸이 말이 아니다. 초음파로 태아의 뛰는 심장을 확인한 상태라 더욱 고통스럽다"라고 비통한 심경을 전했다.

아울러 "병원이 아무리 믿을 만 하다고 해도 모든 것을 믿지는 말라"면서 "다시는 나와 같은 피해자가 안 나오길 바란다"라고 말을 맺었다.

A 씨에 따르면 그는 병원 측과 보상 문제로 협의하는 과정에서 상처를 더 받고 법적 대응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4월 헌법재판소가 낙태죄 위헌으로 판단하면서 올해 1월부터 낙태죄가 사라졌다.

임신 중절 수술은 허용 가능 조건이 명시된 모자보건법 제 14조에 부합하는 경우, 임신중절수술이 가능한 임신 주수(24주), 본인 및 보호자의 동의가 있는 경우 가능하다.

모자보건법 14조에 따르면 본인 및 배우자가 유전적 정신장애 또는 신체적 질환을 겪고 있는 경우, 전염성 질환을 가진 경우, 강간 및 준강간으로 임신이 된 경우, 법적으로 혼인이 불가능한 가족 친인척 간 임신이 된 경우, 임신의 지속이 모체의 건강을 해칠 우려가 있을 때 등이다.

임신 중절 수술을 자궁에 자극을 줘 유산 가능성을 높이는 등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출산 계획이 없을 때는 확실한 피임을 통해 원치 않는 임신을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흔히들 많이 쓰는 피임법은 생리 주기에 의존하는 방법이다. 가임기와 배란기를 통해 임신가능기간을 계산하는 방식이지만 피임 실패율이 25%에 이를 정도로 정확지 않다.

콘돔 등 남성 중심의 피임 방법에 의존하는 것 역시 원치 않는 임신을 부추긴다. 콘돔의 피임 성공률은 사용 방법에 따라 85%에 불과하다. 질외 사정법의 경우 피임 성공률이 73%에 불과해 피임 방법으로 보기 힘들다.

이 같은 이유로 확실한 피임을 원하면 남성에게만 피임을 미루지 말고 여성들이 적극적으로 피임을 실천해야 한다고 산부인과 의사들은 지적한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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