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취업 대신 창업 직진"…프랜차이즈업계 '큰손' 됐다

입력 2021-08-22 17:10   수정 2021-08-30 17:03

은퇴한 5060의 전유물이던 프랜차이즈 창업시장에서 2030 ‘젊은 사장’이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바늘구멍보다 좁아진 취업문을 통과하는 대신 창업을 택하는 이들이 늘어나면서다. 코로나19 이후 배달 중심의 ‘소규모·비대면·1인 창업’이 새로운 트렌드로 부상하면서 창업비용이 과거 홀 영업 중심에 비해 저렴해진 것도 진입장벽을 낮춘 요인으로 꼽힌다.
‘배달 최적화’ 매장 찾는 젊은 창업자들
22일 본아이에프에 따르면 본도시락의 올 상반기 연령대별 신규 출점 비율은 △20대 8.4% △30대 33.3% △40대 45.8% △50대 12.5%인 것으로 나타났다. 20대와 30대 창업자 비율은 각각 전년 대비 4.1%포인트, 11.6%포인트 늘어났다. 반면 50대 창업자 비율은 17.9%포인트 감소했다. 60대 창업자는 한 명도 없었다.

본아이에프는 올초 선보인 본도시락의 ‘배달 최적화’ 매장이 2030 젊은 사장을 불러 모은 것으로 보고 있다. 배달 최적화 매장은 매장 내 의자와 탁자를 빼고, 배달원과 포장 고객의 대기 공간으로 바꾼 점포다. 기존 매장에 비해 규모도 작아 창업비용이 최대 20%가량 저렴하다.

본아이에프 관계자는 “젊은 예비창업자의 경우 홀 위주의 대형 매장보다 규모는 작지만 창업비용이 상대적으로 적은 배달 최적화 매장 창업을 선호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분식 프랜차이즈 스쿨푸드에도 30대 예비 창업자가 몰리고 있다. ‘배달 슬림형’ 매장이 특히 인기가 높다. 이 매장은 스쿨푸드에서 판매 중인 인기 메뉴 30여 가지만 추려 배달 전문으로 판매하는 점포다. 비교적 임대료가 낮은 골목 상권에 40㎡의 작은 규모로도 창업이 가능해 기존 매장에 비해 초기 투자비용이 절반 수준이다. 스쿨푸드의 올 상반기 기준 신규 창업 점주의 절반은 3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취업난이 날로 심화되면서 2030 젊은 세대들이 프랜차이즈 창업 시장으로 밀려오고 있다”며 “초기 투자비용이 적고, 1인 창업이 가능한 배달·포장 전문 매장 확산으로 프랜차이즈 창업 문턱도 과거에 비해 많이 낮아졌다”고 말했다.
7000여 명 몰린 BBQ 청년 지원 사업
은퇴 후 대표적인 창업 아이템으로 꼽히던 치킨 프랜차이즈업계에도 청년 창업 열풍이 불고 있다. 최근 350호점을 돌파한 BBQ의 배달·포장 전문 매장 bsk(BBQ smart kitchen)는 가맹점주의 절반 이상이 2030세대다. 제너시스BBQ 관계자는 “부모 명의로 매장을 열고 실질적인 매장 운영을 자식이 맡는 사례까지 포함하면 2030 점주 비율이 약 70%에 달한다”고 말했다.

제너시스BBQ가 bsk 창업을 꿈꾸는 청년을 지원하기 위해 최근 모집한 ‘청년 스마일 프로젝트’에는 7000명이 넘는 지원자가 몰렸다. 이 프로젝트는 청년 예비창업자 200팀을 선발해 bsk 가맹점 초기 운영 자금과 매장 인테리어 비용 등 약 8000만원을 지원해 주는 사업이다. 윤홍근 제너시스BBQ 회장이 창업 자금이 부족하고, 신용등급이 높지 않아 대출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청년 예비창업자에게 기회를 마련해 주기 위해 직접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프로젝트에 선발된 200팀은 23일부터 메뉴 조리법과 마케팅, 고객 서비스에 대한 교육을 받고 다음달 1일부터 순차적으로 매장을 연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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