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메모리로 영토 넓힌 티에스이 "반도체 검사기술 초격차 벌릴 것"

입력 2021-08-24 17:23   수정 2021-08-25 01:02


프로브 카드는 반도체 칩과 검사장비를 연결하는 장치다. 프로브 카드에 장착된 바늘이 웨이퍼를 접촉하면서 전기를 보내고 돌아오는 신호에 따라 불량 반도체를 선별한다.

충남 천안에 있는 코스닥시장 상장사 티에스이는 메모리반도체인 낸드플래시용 프로브 카드 국내 1위, 세계 2위 기업이다. 지난해 3월부터 올 2월까지 수출 실적은 8897만달러에 달한다. 티에스이 창업자 권상준 회장은 한국무역협회와 한국경제신문이 최근 선정한 ‘제140회 한국을 빛낸 이달의 무역인상’을 받았다.
“비메모리 본격 공략할 터”
반도체는 정보를 저장하고 기억하는 메모리와 연산·추론 등 논리적인 정보처리 기능을 하는 비메모리로 나뉜다. 티에스이는 권 회장이 1994년 창업한 이후 2010년대 후반까지 줄곧 메모리 시장을 공략했다. 권 회장은 “검사는 비용이 아니라 가치를 높이는 공정”이라며 “메모리와 비메모리를 통틀어 전 세계에서 반도체 검사를 가장 잘하는 기업으로 우뚝 서겠다”고 말했다. 앞으로는 비메모리 시장 지배력을 끌어올리는 데 총력을 다하겠다는 얘기다.

이미 비메모리 시장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프로브 카드와 테스트 소켓, 인터페이스 보드 등 주요 사업 모두 5세대(5G) 이동통신,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등에 본격 적용되기 시작했다. 소켓과 보드는 반도체 패키지 검사 단계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장치다. 권 회장은 “4차 산업혁명 영향으로 더 빠르고 더 많은 데이터 처리가 필요해지면서 초고속·고성능·저전력 반도체가 요구되고 있다”며 “여기에 적합한 티에스이 검사장치 및 장비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검사장비 성능이 뛰어나야 수율과 성능을 개선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티에스이는 인텔, 퀄컴, AMD를 비롯한 글로벌 비메모리 ‘큰손’ 대부분을 공급사로 확보했다. 지난해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된 배경이다. 연결기준 작년 매출은 2855억원으로, 전년 대비 49%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427억원으로 107% 늘었다. 증권가는 티에스이가 올해 매출 3100억원, 영업이익 600억원을 달성해 4년 연속 실적 신기록을 세울 것으로 보고 있다. 수출 비중도 덩달아 급증하고 있다. 2018년 34%, 2019년 53%에 이어 지난해 55%로 늘었다.
반도체 부품·장비 잇따라 국산화
권 회장은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국산화의 산증인으로도 유명하다. 테스트 소켓은 일본 등에서 전량 수입하던 것을 1999년 국내 최초로 국산화했다. 인터페이스 보드는 국내에서 두 번째로 국산화했다. 2010년대 발광다이오드(LED) 검사장비 시장을 석권할 수 있었던 것도 일본 제품을 처음 국산화한 덕분이다. 이 기술력을 토대로 지금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검사장비 시장도 공략하고 있다.

그는 1983년 삼성전자에 입사하면서 반도체와 처음 연을 맺었다. 1983년은 고(故) 이병철 회장이 ‘2·8 도쿄선언’을 통해 반도체 시장 진출을 공식화한 때다. SK하이닉스의 모태인 현대전자도 같은 해 출범했다. 권 회장은 5년 후 삼성을 나와 미국(슐럼버제), 일본(어드반테스트) 검사장비 회사를 두루 경험한 후 1994년 충남 천안에 66㎡ 사무실을 얻어 직원 1명과 창업해 지금의 티에스이를 일궜다. 권 회장은 “회사는 갑자기 이유 없이 좋아지지 않는다”며 “투자와 기술 혁신을 통해 반도체 검사 기술 초격차를 벌리겠다”고 강조했다.

천안=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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