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적 책임" vs "난민 안돼" 논란 속…아프간인 391명, 26일 도착

입력 2021-08-25 17:42   수정 2021-08-26 00:06

아프가니스탄 피란민 391명을 태운 국군 수송기 세 대가 26일 한국에 도착한다. 사상 처음으로 해외 분쟁 지역에 군을 투입해 자국민이 아닌 외국인들을 구출하는 이번 작전에 대해 정부는 “인권 선진국으로서의 국제적 위상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지난 수년간 한국 정부와 협력한 이들은 난민이 아니라 ‘특별공로자’ 자격으로 입국한다. 하지만 이들의 입국에 반대하는 여론이 확산하면서 2018년 예멘 난민 사태 때와 같은 심각한 국론 분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3박4일’ 급박했던 軍 수송기 투입 작전
최종문 외교부 2차관은 25일 “정부는 우리와 함께 일한 동료들이 처한 심각한 상황에 대한 도의적 책임, 국제사회 일원으로서의 책임, 비슷한 입장에 처한 아프간인을 다른 나라들도 대거 국내 이송한다는 점 등을 감안해 8월 이들의 국내 수용 방침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군은 ‘미라클’이라는 작전명하에 지난 23일 60~70명의 인력과 함께 KC-330 공중급유기 한 대, C-130 수송기 두 대를 중간기착지인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 보냈다. 23일부터 순차적으로 아프간 카불에서 이슬라마바드로 이송된 이들은 최종적으로 2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해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 수용된다. 이 중에는 영유아가 상당수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상 초유의 이송 작전은 이달 초부터 비밀리에 진행됐다. 외교부·법무부·국방부 등으로 구성된 합동 태스크포스(TF)를 꾸린 정부는 당초 이달 말 외국의 민간 전세기를 이용해 이들을 국내로 데려올 계획이었다. 하지만 15일 카불이 탈레반에 함락된 이후 민항기 운항이 중단되며 군 수송기를 직접 투입하는 것으로 계획이 변경됐다. 이에 따라 16일 급히 카타르로 철수했던 주아프가니스탄 한국대사관 직원들은 22일 다시 카불로 이동해 이들의 안전한 이송을 위한 사전 작업에 들어갔다.

국내 입국 아프간인 규모는 당초 계획했던 427명에 비해 36명 줄었다. 최종적으로 국내에 오지 않는 36명은 가족 문제 등을 이유로 현지에 잔류를 결정하거나 한국 외 제3국행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우리를 도운 아프간인들에게 도의적 책임을 다하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고, 또 의미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국제사회 책무” vs “국내 혼란 야기”
정부의 이번 결정에는 자국 협력 아프간인들을 이송하는 해외 사례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호주 등은 적게는 1000여 명에서 많게는 수만 명의 아프간인을 자국으로 이송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6·25전쟁 당시 한국이 국제사회로부터 받았던 수많은 도움처럼 적어도 한국 정부와 협력하던 사람들의 안전은 발벗고 나서 도와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싣는다.

반면 일각에서는 2018년 제주 예멘 난민 사태 때보다 논란이 커질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자국의 내전을 피해 무비자 정책을 이용해 제주에 입국한 예멘 난민과 달리 이번에는 정부가 군 수송기까지 투입해 직접 데려오기 때문이다. 악화하는 코로나19 상황도 부정적 여론에 가세하고 있다. 2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난민 받지 말아주세요’라는 청원의 동의자는 7000여 명으로 시작해 25일 현재 2만명을 넘었다.

논란은 정치권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20일 “아프간 난민의 일부라도 대한민국이 받아들이는 조치를 마련하기 위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았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25일 “데려온다는 400여 명 중에 탈레반과 연계된 자가 없다고 확신할 수 있겠느냐”고 주장했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위협에 처할 수 있는 사람들을 도리와 의리 차원에서 나몰라라 할 수 없다”고 이송 작전의 의의를 설명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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