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재활용·반도체 특화·백신거점…경북 'G3' 미래산업 선점

입력 2021-08-26 15:33   수정 2021-08-26 15:34


경상북도가 배터리와 바이오 반도체 등 G3(경북 3대 산업)를 경북의 미래산업으로 집중 육성한다.

경상북도는 2019년 이후 정부의 규제자유특구 사업공모에 도전, 포항 배터리리사이클링, 안동 산업용 헴프, 김천 스마트그린물류 등 3개의 특구지정을 따냈다. 지금까지 5차에 걸쳐 전국 비수도권에 28개의 특구가 지정된 가운데 3개 특구를 유치한 곳은 경북 울산 강원뿐이다.


경상북도가 가장 큰 성과를 내고 있는 분야는 배터리산업이다. 2019년 8월 경북 포항이 배터리리사이클링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된 이후 특구 내에서만 GS건설의 1000억원, 포스코케미칼 2500억원, 에코프로 1710억원 등 5552억원의 투자유치를 이끌어냈다.

중소벤처기업부의 특구평가에서도 2년 연속 최우수등급을 받았다. 여기에 올해 말 구미하이테크밸리에 착공하는 LG화학 등의 투자가 현실화하면 경북은 2차전지와 관련 소재부터 모듈·팩 생산, 폐기, 재활용까지 전 주기에 걸친 밸류체인을 형성해 글로벌 2차전지 중심지로 변모한다. 1960년대 이후 산업수도 경북의 가장 큰 변화다.

배터리리사이클링 규제자유특구에는 에코프로GEM, 피엠그로우 등 11개 기업이 특구사업자로 참여하고 있다. 2차전지 종합관리센터(107억원), 환경부의 전기차사용 후 배터리자원순환클러스터(487억원)사업도 포항의 블루밸리 국가산업단지에 유치해 외연이 크게 확장됐다.

경북산업의 그랜드 디자인을 위한 첫 단추를 끼운 경상북도는 정부의 K반도체 산업 전략에 맞춰 G반도체 산업 육성전략도 마련했다.

전력반도체 부족으로 완성차 생산이 중단되는 사태가 빚어지면서 전력반도체에 대한 세계적 관심이 뜨겁다. 세계 반도체 시장의 77%가 시스템반도체(비메모리)이고, 시스템 반도체의 약 10%를 전력반도체가 차지하고 있다. 전력의 변환 변압 안정 분배 제어를 수행하는 반도체다. 고효율 고성능 소형화가 요구되는 모든 전자기기에 사용되고 자동차가 전장화하면서 중요성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홍석표 경상북도 과학기술정책과장은 “전국 6개 나노 관련 기관 가운데 포항나노융합기술원(NINT)은 반도체 관련 장비와 클린룸을 갖추는 등 전력반도체 분야에 특화돼 있다”고 소개했다. 공공용 6인치 SiC 생산기반이 구축된 곳은 부산TP와 NINT 2곳이다. 부산이 SiC로 특화돼 있어 경북은 GaN(질화갈륨) 분야를 선점할 계획이다.

경상북도는 세계 최고의 첨단기술실용화 연구기관인 독일 프라운호퍼 연구소와 함께 SiC전력반도체 공정기술 및 특성 분석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NINT와 에스티아이는 약 20억원의 사업비로 차세대 8인치 SiC 잉곳 장비도 개발 중이다. 또 프라운호퍼 연구소와 6인치 전력반도체(MOSFET)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75억원을 들여 내년까지 SiC 전력반도체 공정개발, 양산 및 트렌치(수직) 구조의 전력반도체 공정을 개발, 양산노하우를 이전받는 게 목표다. 기존 수평구조보다 소형화 고효율화가 가능하다.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은 전력반도체 상용화 사업을 통해 구미의 KEC와 파워큐브세미가 선진국에서도 2개사만이 성공한 트렌치 구조 고전압 SiC MOSFET 개발에 성공했다고 지난달 발표했다. 경상북도는 전력반도체 표준공정개발 지원, 반도체 중성자 테스트 국제인증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전력반도체의 소프트에러(반도체 메모리나 회로에 일시적 시스템 오류를 발생시키는 현상)를 평가하는 시스템이다.

장상길 경상북도 과학산업국장은 “IDM(삼성 인텔 등 종합반도체 업체) 같은 대기업 위주의 반도체 산업구조에서 중소기업의 성장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와이드밴드갭 GaN 기반의 전력반도체 제조공정 기반을 구축하고 생태계를 조성한다면 경북의 반도체 산업도 새로운 전기를 맞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하나의 G3는 바이오다. 2011년 유치한 SK바이오사이언스는 경북 북부지방의 앵커기업으로 경북을 세계적인 백신거점으로 변모시키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를 중심으로 한 바이오산단은 경북도청 신도시의 배후산단으로서 고용확대, 인구유입 등 도청 신도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SK케미칼에서 분사한 SK바이오사이언스는 매출 500억원대의 계열사에서 올해 1조원대 글로벌 백신기업으로의 성장이 점쳐지고 있다. 경상북도 북부지역은 SK바이오사이언스를 중심으로 글로벌 백신거점화하고 있다. 비임상 지원(백신상용화기술지원센터), 임상 지원(동물세포실증지원센터) 인프라 구축에 이어 국립 백신산업 인력양성센터와 백신은행, 바이오백신캠퍼스 건립도 새롭게 추진하고 있다.

경북 안동의 경북바이오산단이 지난해 ‘경북 산업용 헴프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되면서 경북은 산업용 헴프분야 거점도 확보했다. 70여 년간 취급이 엄격히 규제돼 온 대마를 의약품과 소재산업에 활용할 기회가 열리자 이를 선점하기 위한 의약품 업체들의 특구 진입이 본격화됐다. 헴프 재배 실증, 원료의약품 제조수출 실증, 산업용 헴프관리 실증이 허용되는 특구에는 전국에서 17개 의약품 기업을 비롯해 안동대, 한국한의약진흥원 등 5개 전문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포항을 중심으로 한 동부지역은 방사광 가속기를 기반으로 구조기반 신약 연구를 위한 ‘세포막단백질연구소’, 바이오기업의 ‘BOIC’을 위한 시설이 구축 완료돼 신약개발의 꿈을 만들어가고 있다. 식물 기반 동물용 의약품제조시설인 식물백신기업지원시설도 건립 중이다. 내년에는 동물대체시험평가센터도 구축할 예정이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경북을 배터리와 바이오, 반도체 산업의 클러스터화해 다시 대한민국 산업의 수도이자 심장으로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안동=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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