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가영(22)이 다시 한 번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27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시즌 세 번째 메이저대회인 한화클래식(총상금 14억원) 2라운드에서 4언더파 68타를 치며 김지현(30)과 공동선두로 올라섰다. 직전 대회인 하이원리조트 오픈에서 마지막 날 역전패를 당한 아픔을 설욕하겠다는 각오다.
이날 강원 춘천 제이드팰리스GC(파72·6735야드)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에서도 이가영은 내공이 단단한 플레이를 선보였다. 전날 보기 없이 버디 3개를 잡은 데 이어 이날은 버디 5개에 보기 1개를 기록했다. 대회장인 제이드팰리스GC는 난도 높은 코스로 악명이 높다. 전장은 길고 러프는 깊다. 그래도 이가영은 이틀 동안 보기 1개로 막아내며 다시 한 번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다. 불과 나흘 전에 겪었던 역전패의 흔적은 보기 어려웠다.
이가영은 경기를 마친 뒤 “역전패의 아픔은 다음날 바로 잊었다”며 털털하게 웃었다. 그는 “뭐든 맘에 담아두지 않는 편”이라며 “실패를 통해 더 강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로 KLPGA 정규투어 데뷔 3년차인 그는 “경험이 쌓이면서 더 성숙해졌다”고 자평했다. 최근 들어 샷감이 좋긴 하지만 여전히 결정적인 순간에 나오는 실수가 뼈아프다. 하이원리조트 최종라운드 18번홀에서 짧은 퍼트를 두 번이나 놓치며 통한의 더블보기를 기록한 순간이 대표적이다. 이가영은 “실수를 줄이기 위해 신경 쓰고 있다. 짧은 퍼트 위주로 연습하고 있다”고 말했다.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첫 승을 위해 이가영은 “더 독하게 치겠다”며 웃었다. 그는 “2라운드까지 페어웨이를 딱 한 번 놓쳤을 정도로 티샷이 잘됐다”며 “핀 위치가 더 어려워지는 3라운드부터는 실수를 줄이는 안전한 플레이를 하겠다”고 전략을 밝혔다.
후원사 대회의 이점을 최대한 살려 우승도 노려보겠다는 각오다. 그는 “제가 원래 갖고 있는 드로 구질을 버리고 보다 과감하게 코스를 이용하는 전략이 맞아떨어진 것 같다”며 “비도 내리고 러프가 길어져서 더 어려워지겠지만 욕심 내지 않고 코스에 맞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예림과 이다연이 나란히 3타를 줄이며 중간합계 6언더파 138타, 공동 3위로 선두를 바짝 추격했다. 전날 이븐파로 다소 아쉽게 마무리했던 장하나는 하루에만 5타를 줄이며 단숨에 공동 5위로 올라섰다.
춘천=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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