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세기의 사기꾼' 테라노스 CEO "남친이 통제" [글로벌+]

입력 2021-08-29 10:09   수정 2021-08-29 17:35


‘실리콘밸리 사상 최대의 사기극’으로 막을 내린 미국 바이오 벤처 테라노스의 창업자이자 전 최고경영자(CEO) 엘리자베스 홈스(사진)가 회사 2인자였던 남자친구로부터 학대를 당했다는 주장을 펼칠 듯 하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현지시간) 최근 법원에 제출된 서류를 인용, 조만간 시작할 재판에서 홈스가 테라노스의 전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인 라메시 서니 발와니로부터 10년간 학대를 당했다고 주장할 듯 하다고 전했다.

홈스는 문서에서 사업상 파트너이자 연인이었던 발와니의 학대가 심리적·정서적이었고, 성적으로도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홈스는 발와니가 먹는 것과 잠자는 시간, 의상 등을 통제했다고 밝혔다. 또한 그가 스마트폰 문자 메시지와 이메일을 모니터링하고, 날카로운 물건을 던졌다는 등의 주장을 내놨다.

발와니는 이같이 학대 행위를 벌였다는 홈스의 주장에 대해 법원에 낸 서류에서 명백히 부인하고 나섰다.

발와니는 홈스보다 약 20년 연상으로, 정보기술(IT) 업계에서 입지를 쌓았다. 두 사람은 홈스가 스탠퍼드대학 학생일 때 만났고, 이후 발와니는 테라노스의 2인자로 자리를 옮겼다. 두 사람은 이사회나 직원들에게 관계를 밝히지 않고 연인 관계를 이어갔다. 현재 홈스와 발와니는 투자자 등을 상대로 사기·공모를 저지른 혐의로 검찰에 기소된 상태다. 두 사람이 무죄를 주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홈스의 학대 주장은 책임을 모면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홈스가 세운 테라노스는 최첨단 혈액검사 진단 기술을 보유한 바이오 벤처로 한대 각광받았으나 기술이 사실상 허구라는 의혹과 함께 청산됐다.

테라노스는 피 몇 방울만 직접 뽑으면 수백 가지 질병을 진단할 수 있는 획기적인 진단 기기를 개발했다고 주장했다. 채취한 혈액을 조그만 플라스틱 카트리지로 옮겨 이를 진단 기기에 넣으면 데이터 신호를 추출해 서버에 무선으로 전송한다. 서버가 그 데이터를 분석한 뒤 결과를 판독기로 돌려보낸다는 구상이었다.

특히 창업자 홈즈는 미국 스탠퍼드대를 중퇴하고 19세에 스타트업을 창업한 미모의 여성으로 주목받았다. 홈즈의 스타성과 함께 테라노스의 기업가치는 한때 90억달러(약 10조원)까지 뛰었다. 이 과정에서 홈즈는 자수성가형 억만장자 반열에 올랐으나 WSJ 등 보도로 테라노스는 실리콘밸리 희대의 사기극으로 막을 내렸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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