붐비는 4050 패션앱…무신사도 뛰어든다

입력 2021-08-29 17:20   수정 2021-08-30 00:50

외국계 회사 이사인 박모씨(44)는 백화점에 발길을 끊은 지 오래다. 박씨는 “백화점에 40~50대가 입을 만한 옷이 없어 모바일 앱 또는 온라인을 통해 쇼핑하고 있다”고 말했다.

불과 3년 전 백화점 4층 여성패션관에는 40~50대 여성이 자주 찾는 손정완·막스마라 등의 여성 브랜드가 즐비했다. 하지만 요즘 새로 문을 연 백화점에 중년 여성을 위한 브랜드는 찾아볼 수 없다. 기존 매장에서도 대부분 철수했다. 백화점들은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 등 명품 브랜드와 ‘준명품’으로 불리는 해외패션·컨템퍼러리 제품에 집중하고 있다. 무신사, 지그재그 등 20~30대 패션플랫폼 업체들이 최근 40~50대 여성 패션앱 시장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는 이유다.
무신사까지 가세한 4050세대 여성패션
패션 플랫폼들은 40~50대 여성을 타깃으로 공격적으로 의류 카테고리를 넓혀가고 있다. 무신사는 올해 40~50대 여성을 위한 패션 플랫폼을 열 예정이다. 별도의 모바일 앱을 구축해 서비스를 출시할지, 무신사 앱 카테고리 안에 40~50대 여성패션관을 입점시킬지를 두고 조율 중이다. 무신사 관계자는 “상품 카테고리 확대 차원에서 시니어 여성 라인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신사는 지난 6월 명품 카테고리를 개설해 상품군을 확대한 바 있다. 이번에는 연령층을 확대해 외연을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최근 들어 패션 플랫폼에 40~50대 여성을 위한 앱이 우후죽순으로 등장하고 있다. 20~30대 여성 패션 플랫폼인 지그재그는 중년 여성층을 겨냥해 지난 6월 ‘포스티’ 앱을 선보였으며, 40~50대 여성 커머스를 표방하는 ‘모라니크’는 7월 출시됐다. 백화점 또는 아울렛에서 철수한 중저가 브랜드를 대거 들여와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구조다. 롯데백화점에서 철수한 여성복 브랜드 ‘미세즈’ 등은 이런 패션 앱에서 80% 이상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패션 플랫폼 관계자는 “가장 큰 구매력을 지닌 40~50대 여성들이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쇼핑할 곳이 마땅치 않아 비대면 플랫폼에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중년 여성 플랫폼 퀸잇은 다운로드 수가 100만 명을 넘어섰다. 40~50대 빅사이즈 여성을 겨냥한 푸미의 다운로드 수도 10만 명을 넘어섰다.
중년 여성 패션 앱시장 갈수록 커져
백화점에서 철수한 여성 브랜드들이 전용 앱을 통해 활로를 찾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여성 패션 브랜드들이 수익성 악화로 백화점에서 자진 철수한 사례가 많다”며 “앱에는 올리비아로렌, 마리끌레르, 블랙야크 등 100여 개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고 말했다.

패션 플랫폼의 몸집이 급격히 커지는 이유는 갈 곳 잃은 40~50대 여성의 구매력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백화점 및 가두매장에서는 40~50대 여성을 위한 의류 매장이 사라져가는 추세다. 최근 연 더현대서울에도 중년 여성 브랜드가 한 곳도 입점하지 않았다. 서울 강남에 있는 백화점에는 40~50대 여성을 위한 의류 브랜드가 없어진 지 오래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강북에 있는 백화점과 지방에서만 40~50대 여성 브랜드가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며 “백화점이 럭셔리 위주로 상품 배치를 재편하면서 자연스레 사라졌다”고 말했다.

이전까지 20~30대 의류를 팔았던 플랫폼 시장도 이런 세분화된 수요를 받아들이며 덩치를 키워가고 있다. 남녀 20~30대 패션을 주 타깃으로 삼던 무신사는 명품 커머스, 중장년층을 겨냥한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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