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은 더 이상 사회공헌을 위한 선언적인 의미가 아니다. 기업들이 시장에서 투자자금을 모으기 위해 필수적으로 갖춰야 할 경영전략이 됐다. 탄소중립 대책을 갖추지 못한 기업은 시장의 신뢰를 얻기 어려울 정도다. 개인투자자뿐 아니라 기관투자가들도 탄소중립을 위한 중장기 대책이 없는 기업은 미래 비전이 없다고 평가하는 추세다.
SK그룹은 탄소중립 관련 시장 선점을 위해 선제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글로벌 탄소중립 목표 시점인 2050년보다 앞서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2050년이 도래하기 전까지 이산화탄소 등 7개 온실가스를 직접 감축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재생에너지 사용을 확대하는 게 핵심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7월 향후 5년간 30조원을 투자해 정유·화학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친환경 사업 중심으로 전환하는 것을 골자로 한 ‘중장기 경영전략’을 발표했다. 전기차 등 친환경 자동차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 사업부를 분할하고, 생산역량을 현재 40GWh 수준에서 2025년 200GWh 수준으로 5배가량 높일 계획이다.
현대차 등 5개사는 2050년 RE100 달성을 목표로 하되 각사의 여건과 해외 진출 사업장의 에너지 수급 상황에 따라 2040년 이후부터 조기 달성도 추진한다. 5개사는 공동 진출한 글로벌 사업장에서 RE100 대응 협업 체계를 갖추기로 했다.
탄소 발자국 인증은 생산, 유통, 사용, 폐기까지 제품의 전체 라이프사이클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국제기준에 의거해 평가하며, 특히 탄소저감 인증은 기존 동급 모델 대비 탄소 발생량을 줄였을 때 받을 수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6월엔 세계 반도체업계 최초로 전 사업장에 대해 카본 트러스트의 ‘탄소·물·폐기물 저감’ 인증도 받았다. 경기 기흥 화성 평택, 충남 온양 천안 등 국내 5곳과 미국 오스틴, 중국 시안 쑤저우 톈진 등 3개 사업장에 대해 탄소·물·폐기물 저감 인증을 받고, ‘트리플 스탠더드(Triple Standard)’ 라벨을 취득했다.
트리플 스탠더드는 3년간 사업장의 △탄소 배출량 3.7% △물 사용량 2.2% △폐기물 배출량 2.1%를 저감하고, 각 분야의 경영 체제에 대한 종합평가 기준을 만족한 기업에 주어진다.
LG화학은 세계 최대 바이오 디젤 기업인 핀란드 네스테(Neste)와 전략적 파트너십(MOU)을 맺고 바이오 원료를 활용해 친환경 합성수지를 생산하기로 했다. 화석 원료를 바이오 원료로 대체하면 동일한 투입량 기준 기존 제품 대비 온실가스를 50%가량 줄일 수 있다.
LG전자는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2017년의 50% 수준인 96만t으로 줄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생산공정에 고효율 설비와 온실가스 감축 장치를 더 많이 설치하기로 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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