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세기 말엔 관서지방을 중심으로 오시즈시(누름초밥)로도 불리는 하야즈시가 퍼져나갔다. 이 초밥은 유산발효로 신맛을 내는 나마나레와 달리 저민 생선을 밥 위에 얹고 식초를 뿌린 뒤 눌러 만들었다. 하야즈시에서 조금씩 변화를 거듭해 에도 시대(1603~1867년) 말인 19세기 초부터 중기까지 도쿄를 중심으로 오늘날 먹는 초밥 형태인 니기리즈시(쥠초밥)가 퍼졌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기본 형태의 스시는 관동식을 대표하는 니기리즈시다. ‘니기리’는 우리말로 ‘쥐다’를 의미하는데 생선살에 와사비(고추냉이)를 묻힌 뒤 식초와 소금으로 간한 밥에 올려 손으로 쥐어 만든다. 생선과 초밥을 마치 구슬처럼 동그랗게 쥐어 만드는 데마리즈시(구슬초밥)도 쥠초밥에서 변형된 스시다.
1887년께 등장한 하코즈시(틀초밥)은 오시즈시를 응용한 ‘관서식 대표' 초밥이다. 사각형 모양의 나무틀 속에 밥을 담고 포를 뜬 생선살을 올려놓은 뒤 덮개로 눌러 모양을 잡고 칼로 네모반듯하게 자른다. 누름초밥의 일종인 봉초밥은 고등어나 전어 등 등푸른생선을 소금에 절여 식초로 간을 한 뒤 얇은 천이나 랩을 이용해 봉(奉)모양으로 말아 만든다.
‘군함초밥’으로 불리는 군칸마키는 1941년 도쿄 긴자에 있는 일식집 큐베이의 주인이 처음 고안했다. 연어알 성게알처럼 밥 위에 올리기 힘든 재료들을 손쉽게 먹고자 밥에 김을 감싸 올리는 식으로 만든다. 김밥처럼 김에 밥과 재료를 말아 만든 마키즈시도 있다. 이 역시 관서식과 관동식이 다르다. 관서식은 식재료 하나를 넣어 얇게 말고, 관동식은 생선과 절인 채소 등을 넣어 두껍게 말아 만든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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