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사고에도…라이더 '無보험 질주' 여전

입력 2021-09-05 18:05   수정 2021-09-06 00:56

코로나19 이후 배달시장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오토바이를 타고 질주하는 배달라이더(기사)의 교통사고가 동반 급증하고 있다. 이들 10명 중 9명은 보험에 가입되지 않은 상태여서 ‘도로 위 시한폭탄과 같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 서울 선릉역에서 발생한 배달라이더 사망사건 이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0명 중 9명은 보험 미가입
5일 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이륜차(오토바이) 교통사고에 따른 오토바이 탑승자 사망자 수는 2019년 498명에서 지난해 525명으로 증가했다. 교통사고는 같은 기간 2만898건에서 2만1258건으로 늘었다. 오토바이 교통사고는 코로나19 이후 늘고 있는 추세다. 서울시가 올해 지역배달대행업체에서 일하는 배달라이더 101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선 응답자의 75.2%가 교통사고를 당한 경험이 있다고 했다.

오토바이 교통사고가 증가하는 데도 보험에 가입한 배달라이더는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오토바이 배달라이더 29만4635명 중 유상 운송보험에 가입한 종사자는 11.8%(3만4731명)에 그쳤다. 배달라이더 10명 중 9명은 보험 보장을 받지 못하는 상태라는 얘기다.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에 따르면 오토바이는 의무보험 가입 대상으로 유상책임보험을 들어야 한다.

배달라이더의 보험 가입률이 낮은 이유는 비싼 보험료 때문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위대한 라이더유니온 쿠팡이츠협의회장은 “상당수 배달라이더가 보험 사각지대 속에서 위태롭게 일하는 것은 비싼 보험료 때문”이라며 “3년 경력 20대 라이더의 1년 평균 보험료가 380만원에 달하며 최대 1200만원을 내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보험사는 “배달 오토바이 운전의 경우 사고 발생 확률과 치사율이 높아 보험료가 높은 수준에서 형성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료를 책정할 땐 평균적으로 발생하는 보험사의 손해와 사고 확률을 고려해서 결정하는데, 배달라이더의 경우 두 가지 수치 모두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선릉역 사고 이후 지난 2일 오토바이 집중 단속을 벌여 하루 만에 329건의 위법 사항을 적발했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2020년 오토바이 사고 치사율은 2.47%로, 전체 교통사고 치사율 1.47%보다 1.68배가량 높은 수준이다. 오토바이 교통사고 부상자 수도 꾸준히 늘어 2016년 1만5773명에서 2020년 2만3673명으로 증가했다.
배달플랫폼 시스템 구축해야
오토바이 사고 급증으로 의무보험 미가입에 대한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토바이 운전자가 의무보험에 가입하지 않더라도 범칙금 부과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서다. 경찰청에 대한 감사원 감사결과 2018년 1월부터 2020년 9월까지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입건된 오토바이 중 의무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1만9125대의 92%인 1만7583대에 범칙금 부과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선 배달라이더 전용 보험을 만들고 나섰다. 서울시는 다음달 ‘플랫폼 배달라이더 서울형 안심 상해보험’을 시행한다. 만 16세 이상 배달라이더가 서울에서 배달 업무 중 사망, 상해 등이 발생하면 보장받도록 했다. 서울시가 피보험자인 배달라이더 보험료 전액을 납부하고, 사고 발생 시 서울시가 가입한 상해 보험사가 배달라이더에게 보험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관련 예산은 연간 25억원으로 책정했다. 한영희 서울시 노동·공정·상생정책관은 “배달라이더는 대부분 특수형태근로종사자로 사고를 당해도 산재보험 적용을 받지 못하는 사회 안전망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며 “배달라이더의 사회 안전망 확보 문제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배달플랫폼업계 차원에서 관련 시스템 구축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헌수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는 “배달플랫폼이 라이더의 보험 가입을 유도하고 보험료 일부를 분담하는 시스템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강호/정지은 기자 callm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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