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중에서도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는 ‘명품주 중 명품’으로 통한다. 세계 명품주 가운데 시가총액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어서다. 공격적인 인수합병(M&A)으로 ‘명품 포식자’라고도 불린다.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와 케링 시총을 합쳐도 LVMH를 당해내지 못한다.
LVMH는 루이비통, 크리스찬 디올, 불가리, 팬디 등이 속해 있는 명품 대장주다. 파리증권거래소 시총 1위며 세계에 상장된 명품주 중 시총이 가장 크다. 삼성전자(우선주 제외) 시총과 엇비슷한 수준이다.
가방 하나 가격이 수천만원대에 달해 ‘명품 중의 명품’으로 불리는 초고가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 시총(1328억9742만유로)과 구찌 등 브랜드를 보유한 케링 시총(858억3141만유로)을 합쳐도 LVMH에 못 미친다.
LVMH는 코로나19 와중에도 공격적인 M&A로 몸집을 키웠다. 로이터 등 외신에서 LVMH를 향해 ‘포식자’로 표현했을 정도다. LVMH는 올초 주얼리 브랜드 ‘티파니’를 인수했다. 4월에는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토즈’ 지분을 추가로 사들였고, 7월에도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에트로’와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오프 화이트’ 지분을 추가 인수했다.
8월 초께 LVMH 주가가 고공행진하면서 베르노 아르노 LVMH 회장이 제프 베이조스를 제치고 세계 최고 자산가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아르노 회장은 가족 지주회사를 통해 LVMH 지분 약 47%를 보유하고 있다.
김재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2분기 여행, 외식 지출이 늘어나면서 명품소비가 1분기 대비 다소 약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지만 LVMH 실적을 보면 명품 소비 현상이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루이비통, 디올 등 대형 브랜드의 인기가 이어져 투자매력은 여전히 높다는 설명이다.
LVMH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286억6500만유로로 전년 동기 대비 55.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400.8% 급증한 75억9800만유로였다.
올 상반기 LVMH그룹의 패션·가죽 제품 부문 매출만 188억6300만유로로 집계됐다. 케링그룹 전체 매출(80억4700만유로)과 에르메스 매출(42억3500만유로)을 합쳐도 LVMH그룹의 패션·가죽 사업 매출에 못 미치는 것이다.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 증가율 역시 에르메스(221.9%)와 케링(250.7%)을 뛰어넘었다.
주류 매출 성장세도 눈에 띈다. LVMH는 모엣, 돔페리뇽, 헤네시 등 고가 주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데 올해 상반기 LVMH의 주류 부문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44% 늘었다.
중국이 부자를 겨냥한 각종 규제책을 펼치면서 명품주는 지난달 한때 주가가 곤두박질치기도 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달 18~19일 이틀간 LVMH와 케링, 에르메스, 리치몬트 등 유럽 4대 명품 업체의 시총은 700억달러(약 83조원) 증발했다. 다만 코로나19 회복 과정에서 중국 정부가 소비 심리의 불을 꺼뜨리지 않기 위해 노력 중인 만큼 명품 소비에 대해 극단적인 규제책을 꺼내들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럭셔리는 영원하다’는 투자자들의 믿음이 다시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명품주 시총 2위 에르메스의 주가 상승세도 만만치 않다. 에르메스 주가는 올 들어 1일까지 40% 이상 뛰었다. 지난달 중국 규제 이슈로 주가가 꺾였던 걸 감안하면 놀라운 성장세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말 에르메스 시총은 LVMH의 33% 수준이었지만 최근 40% 수준까지 치고 올라왔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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