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4조달러…글로벌 M&A '역대급 기록'

입력 2021-09-06 15:13   수정 2021-09-07 01:44

올해 세계에서 이뤄진 인수합병(M&A) 거래 규모가 4조달러(약 4600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여파로 경제가 얼어붙기 이전인 2019년 거래액마저 훌쩍 뛰어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M&A 거래액은 8월 기준으로 3조9000억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기록됐다. 이는 지난해(1~8월)보다 두 배 이상 많을 뿐 아니라 2019년의 2조6000억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말까지 총거래액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의 4조3000억달러를 가뿐히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저금리 기조 덕분에 기업들의 차입금 부담이 낮은 데다 주가 급등세 등이 M&A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FT는 “기업의 의사 결정을 이끄는 운영진 사이에 ‘야성적 충동(animal spirit)’이 되살아난 것도 한몫했다”고 진단했다. M&A 시장의 한 축을 이루는 대형 사모펀드 운용사들에 실탄이 넘쳐나는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여름 휴가철인 8월은 통상 M&A 거래가 잠잠한 시기지만 올해는 달랐다. 금융정보기업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지난 8월 한 달 동안 세계적으로 5000억달러의 거래가 성사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2890억달러)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코로나19 사태 전인 2019년에도 8월엔 거래 성사 규모가 2750억달러에 불과했다.

글로벌 로펌 설리반앤크롬웰의 M&A 책임자인 프랭크 아킬라는 “대부분 기업이 기록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 동시에 조달 비용이 저렴한 자금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며 “주가 역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약 1년간은 M&A 활동이 수그러들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M&A 거래 건수는 현재까지 4만 건에 이른다. 대부분 수백억달러 이상인 대규모 거래다.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이 항공기 리스 사업부를 아일랜드의 경쟁사인 에어캡에 300억달러에 매각한 거래와 미국 최대 철도기업인 캔자스시티서던 인수를 둘러싼 캐나다 철도기업 간 인수전 등이 대표적이다. 캔자스시티서던 인수전은 아직 진행 중인데, 거래대금이 최소 310억달러로 전망되고 있다.

전체 산업 가운데 M&A 거래가 가장 활발한 분야는 테크산업으로 21.2%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16%에서 크게 상승한 것으로 2000년 닷컴 거품으로 불리는 호황 이후 가장 큰 비중이다. 테크기업의 M&A 거래 건수는 8742건, 거래액은 832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가장 큰 거래로는 델테크놀로지스의 자회사 VM웨어 분할 매각(520억달러)이 꼽혔다. 법률회사 심슨대처앤바틀렛의 기업자문 파트너변호사인 아티프 애저는 테크기업 M&A가 활발한 이유에 대해 “기업들 사이에서 효율성과 연결성을 높이기 위한 정보기술(IT) 활용이 더 강조되고 있고, 코로나19 여파로 이런 추세가 가속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금융서비스와 부동산 시장에서의 M&A도 호황을 이루고 있다. 미국 핀테크 기업 스퀘어가 호주의 애프터페이를 290억달러에 인수한 것과 미국 부동산 투자사 VICI프라퍼티가 호텔 체인 등을 운영하는 MGM을 172억달러에 사들인 것 등이 대표적이다.

M&A 시장 호황은 미국 월가 투자은행과 로펌 등 자문사들의 수익 증대로 이어졌다. JP모간체이스는 지난 2분기 투자은행 부문 수수료가 36억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골드만삭스 수수료 매출도 33% 이상 늘었다. 이로 인해 인재 쟁탈전이 촉발되면서 저연차 변호사와 은행원들의 급여 인상 흐름에 영향을 미쳤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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