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텐센트, DJI, BYD, CSOT…. 통신장비와 디스플레이, 드론, 전기차 등 4차 산업혁명의 최일선에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중국 기업들이다. 업역은 다르지만 이들 기업은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광둥성에서 창업해 성장한 기업들이라는 것. 광둥성은 중국 22개 성 중 최초로 경제 규모에서 한국을 추월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이다. 지난해 지역내총생산(GRDP)이 1조6100억달러에 이르러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1조6300억달러를 턱밑까지 추격했다.이 같은 광둥성 경제를 본격 조명한 책이 국내 최초로 출간됐다. 2017년부터 3년간 광저우 총영사관에서 근무한 현직 기획재정부 공무원이 쓴 《중국의 실리콘밸리, 광둥을 가다》이다. 저자는 우선 광둥성이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설명한다. 중국에서 가장 낙후된 농촌지역 중 하나였던 곳이 개혁개방과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등을 통해 성장해온 과정이다. 혁신이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광저우와 선전, 후이저우, 둥관 등의 현재도 살펴보고 인근 홍콩 및 마카오를 잇는 중국 정부의 경제개발 전략도 조망했다.
아울러 광둥성 정부의 정책이 이 지역 경제발전에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도 세밀하게 분석했다. 제조업과 서비스산업부터 인공지능(AI), 저탄소 산업까지 어떤 전략을 세웠고 개별 산업에는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행정가의 눈으로 살폈다. 이 같은 토양 위에서 광둥성에 뿌리내린 기업들이 다른 중국 기업과 비교해 어떤 개성을 가지게 됐는지도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광둥성 발전의 4대 비결로 △지방정부의 적극적인 행정 △경제를 우선시하는 실용적 지역 문화 △누적된 성공 경험이 젊은이들의 도전을 자극하는 선순환 △홍콩과 마카오를 포함하는 거대 시장 등을 들며 ‘광둥성 모델’의 지속가능성에 대해서도 따져본다.
중국에 대한 책은 많다. 하지만 이를 통해 중국을 이해하기는 어렵다. 거대하고 지역마다 특징이 다른 중국을 책 한 권으로 이해하기는 어려워서다. 거대한 중국 경제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각 지역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 광둥성을 본격적으로 조명한 이 책은 그런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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