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저씨'마저 떠난다…속절없는 엔씨 주가

입력 2021-09-09 17:39   수정 2021-09-10 01:57

엔씨소프트가 흔들리고 있다. 신작 ‘블레이드&소울2’가 흥행에 실패하고, 과도한 과금문제로 ‘린저씨(리니지+아저씨:열성 리니지 이용자)’마저 떠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주가 부양을 위해 자사주 매입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시장은 냉랭하기만 하다. 증권가에선 ‘리니지W’의 흥행 여부가 당분간 엔씨소프트에 마지막 반등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린저씨도 고개 젓는 무리한 과금

9일 엔씨소프트는 0.16% 하락한 61만1000원에 마감했다. 올 2월 기록한 연중 최고가(104만8000원) 대비 41.7%나 떨어졌다. 지난 7일 장 마감 후 1900억원어치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했지만 주가 하락세는 멈추지 않고 있다.

주가 하락의 단초를 제공한 건 신작의 지속적인 흥행 실패였다. 지난 5월 발표한 ‘트릭스터M’은 초반 반짝 흥행하다 한 달도 안 돼 다른 게임에 순위를 내줬고, 지난달 20일 발표한 블레이드&소울2 역시 과도한 과금문제로 이용자에게 외면받았다. 깜짝 놀란 엔씨소프트는 출시 하루 만에 블레이드&소울2의 과금 요소를 개편했으나 많은 이용자가 돌아오지 않고 있다.

리니지의 오랜 충성고객마저 조금씩 떠나고 있다. 블레이드&소울2 흥행에 실패한 엔씨소프트가 리니지 이용자를 상대로 과도한 과금 이벤트를 펼치면서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1일 리니지 게임 내에서 ‘드래곤의 보물상자’라는 이벤트를 두 달간 연다고 밝혔다. 이를 구매하면 단기간에 경험치를 높일 수 있다. 평범한 이용자가 97레벨에 도달(최고 레벨은 98)하려면 길게는 10년도 걸리는데 드래곤의 보물상자를 구매하면 며칠 만에 97레벨에 이를 수 있다. 고레벨 리니지 이용자 상당수는 울며 겨자 먹기로 참여 중이다. 이용자는 보통 자신의 캐릭터를 억대에 팔 것을 염두에 두고 게임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벤트에 참여하지 않는 순간 이벤트에 참가한 다른 이용자에게 레벨이 밀리기 때문이다. 24시간 동안 드래곤의 보물상자를 이용하려면 약 500만원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당수 이용자가 이번 이벤트를 계기로 리니지를 떠나거나 떠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가 “리니지W 성공이 중요”
엔씨소프트를 바라보는 증권가의 시선도 차갑다. 블레이드&소울2 출시 이후 국내에서 발간된 엔씨소프트 분석 보고서 12개 중 2개(목표주가 미제시)를 빼면 모두 투자의견 또는 목표주가를 끌어내렸다. JP모간은 엔씨소프트의 자사주 매입 발표 직후 목표주가를 55만원(종전 대비 13% 할인)까지 낮추기도 했다.

스탠리 양 JP모간 애널리스트는 “엔씨소프트는 혁신적인 게임성 없이 지나친 과금으로 사용자와 게임중계 유튜버의 신용을 잃었다”며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 결정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4분기 출시될 리니지W가 당분간 엔씨소프트의 주가 향방을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리니지W는 리니지의 정통성을 이어간 게임으로 글로벌 이용자를 겨냥했다. 4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동시 출시할 예정이다. 올해 출시한 신작 반응이 모두 지지부진하고 리니지 이용자마저 조금씩 돌아서는 상황에서 리니지W의 성공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김학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인건비가 올라가고 기존 게임의 이용자당 평균 지급액(ARPPU)이 하락함에 따라 이익률이 훼손될 수 있어 리니지W 성공에 대한 절박함이 더 커졌다”며 “출시될 게임들도 글로벌 동시 출시가 유력한 상황에서 리니지W의 성패가 다른 게임의 출시 전략 및 일정에 큰 변화를 줄 수 있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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