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한샘 인수…신동빈 '5년 공백' 깨고 딜 성사

입력 2021-09-10 17:30   수정 2021-09-17 17:24

롯데쇼핑이 국내 1위 가구·인테리어 업체 한샘을 사모펀드(PEF)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PE)와 공동 인수한다. 한샘 인수를 통해 백화점업계의 ‘포스트 명품’으로 꼽히는 리빙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5년 만에 굵직한 인수합병(M&A)에 성공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의 투자 시계가 빨라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본지 9월 1일자 A1면 참조
급성장 ‘리빙’ 공략할 최적의 퍼즐

롯데쇼핑은 10일 한샘 지분 인수를 위해 IMM PE가 설립하는 PEF에 단일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한다고 발표했다. 롯데쇼핑은 전날 이사회를 열어 이 PEF에 2995억원을 출자하기로 결의한 뒤 출자 확약서를 제출했다.

IMM PE는 지난 7월 조창걸 한샘 명예회장과 특수관계인 지분 30.21%를 인수하기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SI를 물색해 왔다. LX하우시스도 3000억원을 출자하겠다고 밝혔지만 IMM PE는 롯데쇼핑과의 시너지가 더 높다고 판단했다.

한샘 경영은 IMM PE가 맡는다. 롯데쇼핑과는 시너지를 위한 협업을 이어간다. 하지만 롯데쇼핑이 한샘 우선매수권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경영권 확보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롯데가 한샘 인수에 뛰어든 것은 백화점에서 리빙이 핵심 콘텐츠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약 10년 전만 해도 백화점에서 가구 브랜드의 위상은 높지 않았다. 자리를 많이 차지하는 품목으로 매장 효율성을 떨어뜨렸기 때문이다. 비싼 가구를 사는 소비자도 많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달라졌다. 소득 수준 향상, 코로나19 확산으로 집 꾸미기 열풍이 불자 백화점들은 리빙 콘텐츠 강화에 나섰다. 백화점 꼭대기 층에 자리잡았던 리빙 매장을 3~4층으로 옮겼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쿠팡 등 e커머스의 공세로 백화점이 점차 고가 제품을 강화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며 “리빙이 명품과 함께 백화점의 핵심 콘텐츠가 됐다”고 말했다.

현대리바트를 거느린 현대백화점, 까사미아를 인수한 신세계백화점과 달리 가구·인테리어업체 계열사가 없던 롯데백화점으로서는 한샘이 리빙 콘텐츠를 강화하는 데 필요한 최적의 퍼즐 조각이었다. 한샘은 집 전체를 시공하는 ‘토털 인테리어’ 사업을 하는 유일한 국내 대형 브랜드다. 한샘넥서스, 한샘도무스 등을 통해 ‘하이엔드 수요’를 공략할 고가의 수입 가구도 들여오고 있다. 롯데쇼핑은 한샘이 53곳(아울렛 21곳 포함)에 달하는 전국 롯데백화점 매장에 입점하면 시너지가 클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 M&A 본능 깨어나나

롯데는 가전 양판점인 롯데하이마트(가전+인테리어), 롯데건설(빌트인 가구 등)을 비롯한 롯데 계열사와 그룹 차원의 시너지 창출에도 나설 계획이다. 한샘 인테리어 상담 시 롯데하이마트에서 판매하는 가전을 함께 권유할 수 있다. 롯데건설이 아파트를 시공할 때 한샘 가구를 빌트인 제품으로 넣을 수도 있다. IMM PE가 LX하우시스보다 롯데와의 시너지가 크다고 판단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한샘은 올해 들어 롯데백화점 7곳, 롯데몰 3곳 등 롯데쇼핑 매장 16곳에 신규 입점하며 협력을 강화해 왔다. 한샘 관계자는 “롯데의 유통망과 한샘의 가구·인테리어 사업 역량을 융합하려는 그동안의 시도가 탄력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쇼핑이 한샘을 공동 인수하면서 국내 가구·인테리어 업계의 경쟁 구도도 재편될 전망이다. 유통 빅3 중심의 3강 구도가 완성됐다는 평가다.

롯데그룹 차원에서 한샘 인수는 약 6000억원을 투입한 현대로지스틱스(현 롯데글로벌로지스) 이후 5년 만에 성사시킨 굵직한 거래다. 올 들어 이베이코리아 인수에서 발을 뺀 이후 첫 딜이기도 하다. 이번 인수는 신 회장이 일본에서 이달 초 귀국해 직접 보고를 받고 최종 결정했다는 후문이다.

롯데는 최근 신 회장 직속 경영혁신실 산하에 바이오팀과 헬스케어팀을 신설했다.

이에 따라 롯데가 미래 먹거리를 찾기 위해 전방위 M&A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박한신/민경진 기자 p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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