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후지필름홀딩스(종목번호 4901)는 0.75% 오른 9626엔에 장을 마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올 들어서만 77% 오르며 닛케이225지수 상승률(10.7%)을 크게 웃돌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저점부터 따지면 131.84% 상승했다. 필름산업이 정점이던 때보다 주가가 높다. 필름 카메라가 대세였던 2000년대 초반 후지필름 주가는 6000엔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코닥이 파산하던 2012년 이후 주가는 줄기차게 올랐다. 현재 후지필름의 시가총액은 4조8020억엔으로, 일본 시장 32위를 차지하고 있다.본업을 버린 게 약이 됐다. 후지필름은 2006년 헬스케어·화장품시장에 뛰어드는 등 신사업에 나섰다. 지난 3월 말 기준 후지필름 매출에서 헬스케어·머티리얼즈(반도체 소재 등)가 차지하는 비중은 48.01%에 이른다. 카메라 관련 사업(이미징 부문)의 매출 비중은 13.01%에 불과하다. 2000년만 해도 60% 이상의 매출이 카메라 관련 사업에서 나왔다. 완벽한 변신에 성공했다.
필름 기술을 활용해 그 영역을 넓혔다. 2006년 시작한 화장품 사업이 대표적이다. 후지필름은 필름과 피부의 주성분이 콜라겐으로 같다는 점에 착안해 화장품 사업에 뛰어들었다. 사진이 노랗게 바래는 것을 막는 기술을 활용하면 피부의 주름 등 노화를 억제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였다.
이후 바이오 사업에도 진출했다. 가장 쉬운 건 진단용 의료기기 사업이었다. 엑스레이 필름과 초소형 내시경 등은 기존 카메라와 필름 기술을 활용해 따라잡을 수 있었다. 여기에 신약개발 부문까지 발을 들여놓았다. 필름을 만들면서 얻은 콜라겐 가공 기술을 활용하면 유도만능줄기세포(iPS 세포) 배양이 가능하다. 후지필름은 여러 바이오 회사를 인수합병(M&A)하고 자사의 기술을 적용할 방법을 찾고 있다.
2006년 주식 66% 인수를 시작으로 2018년 완전 자회사로 만든 도야마화학은 항인플루엔자 바이러스제 ‘아비간’ 개발사로 유명하다. CDMO(위탁개발생산)까지 보폭을 넓히고 있다. 지난 6월 후지필름은 CDMO 사업에 900억엔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900억엔을 포함, 2011년 이후 총 6000억엔가량을 CDMO 사업에 쏟아부은 후지필름은 현재 세계 CDMO 시장에서 10%대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올해도 사상 최대 실적이 전망된다. 후지필름은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14%, 2% 증가한 2조5000억엔과 2000억엔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후지필름 측은 “CDMO에 더해 반도체 관련 소재, 디스플레이 재료 등의 매출 증가가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고 밝혔다. 일본 증권가에선 이마저 ‘보수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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