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中企위기 '관계형금융'으로 극복을

입력 2021-09-12 17:14   수정 2021-09-13 00:01

코로나19 사태가 2년 가까이 지속되면서 경제 활동을 하는 모두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영업 위축에 따른 매출 급감·원가 인상 등으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의 고통은 심각하다. 코로나 변이 발생으로 확진자가 줄지 않는 등 아직까지는 긴 터널의 끝이 보이지 않는 것 같아 답답하고 안타까운 심정이다.

우리나라 경제 구조가 대기업 중심이라지만 기업 수와 종사자를 살펴보면 한국 경제와 고용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2018년 말 기준 국내 중소기업은 약 664만 개로 전체 기업의 99.9%를 차지하며, 이는 미국 독일 일본 영국 등 주요 선진국에 비해 크게 높은 수준이다. 중소기업 종사자 비중은 86.1%로 우리나라 고용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미국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다.

일반적으로 중소기업은 매출 규모가 크지 않고 신용등급이 높지 않기에 주식·채권 발행을 통한 직접금융보다 금융회사 차입 등 간접금융에 의존하게 된다. 하지만 금융회사는 담보·보증 위주의 대출을 실행하기 때문에 담보가 부족한 유망 중소기업이 자금을 원활히 조달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은행의 보수적이고 단기 위주인 자금 운용 관행을 개선하고 유망 중소기업의 안정적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독일 및 일본 사례를 참고해 2014년 11월 ‘관계형금융’을 도입했다.

관계형금융은 은행이 중소기업의 재무비율 등 계량정보뿐만 아니라 사업 전망, 대표자 업력, 거래신뢰도와 노사관계 안정성 등 비계량정보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장기대출, 컨설팅 등을 제공함으로써 장기적 신뢰관계를 구축하고 사업 성과를 공유하는 제도다. 은행은 관계형금융 대상 기업과 협약을 체결하고 3년 이상 장기로 대출해 기업의 성장을 지원하는 한편, 필요시 세무회계 등의 컨설팅을 제공함으로써 우수한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안정적으로 장기자금을 조달해 자금 회수나 대출연장 여부에 대한 불안 없이 장기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관계형금융은 코로나19같이 예기치 못한 위기 상황에서 그 가치가 특히 빛난다. 팬데믹으로 인한 미증유의 위기에 몰린 중소기업은 일시적인 매출 감소 등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기 쉬운데 관계형금융 대상 기업은 은행으로부터 장기대출과 위기관리 경영컨설팅을 제공받아 안정적인 기업 경영이 가능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관계형금융은 지난 6월 말 기준 잔액이 11조2000억원으로 매년 두 자릿수 증가율을 나타내고 있으며 연체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등 중소기업의 안정적인 자금 공급 수단으로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은행의 전체 중소기업 대출 중 관계형금융 비중은 1.3%에 불과한 수준으로 코로나19 위기 극복 지원을 위해서는 제도 활성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최근 금감원은 은행권과 뜻을 모아 관계형금융 대상을 대폭 확대하는 한편, 대상 기업 선정 기준 및 방법을 구체화하는 등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했다. 더불어 관계형금융 지원 실적이 우수한 모범은행에 기관 포상을 하고, 취급 우수사례를 공유하는 등 은행권과 함께 관계형금융 활성화 노력을 지속할 예정이다.

한국 경제와 고용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중소기업이 코로나 위기를 무난히 극복하고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관계형금융의 역할을 기대하며, 이런 제도에 대한 은행권의 적극적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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