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조 시장 잡을 기회"…해외시장 공략 나서는 한국 게임

입력 2021-09-19 18:40   수정 2021-09-19 18:41


시장 다변화를 노리는 국내 게임사들의 해외 진출 러시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엔씨소프트(엔씨)의 대규모 다중온라인 롤플레잉 게임(MMORPG) '리니지2M'부터 마블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넷마블 신작 '마블퓨처레볼루션'(마퓨레), 일본 게임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오른 데브시스터즈의 '쿠키런:킹덤' 등이 240조원에 달하는 글로벌 게임 시장 문을 두드리면서다.
엔씨, 해외 시장 성공 가능성 확인
1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엔씨는 최근 '리니지2M' 러시아 티저 페이지를 열었다. 공식 시네마틱 트레일러(예고편)와 OST '운명의 부름2' 오케스트라 영상을 공개하면서 관심을 끈 엔씨는 올 하반기 중 러시아에 리니지2M을 출시하고 이후 북미와 유럽에도 선보일 예정이다.

러시아 시장은 엔씨가 리니지2M 시리즈로 성공할 확률이 가장 높은 곳으로 꼽혀왔다. 러시아 이용자 중 상당수가 우회접속 경로를 통해 리니지2M을 즐기고 있는 상황. 이미 국내 중형 혈맹들과 전쟁이 일어날 정도로 세력까지 확장한 상태다.

앞서 진출한 일본과 대만에 이어 러시아, 북미, 유럽 등 서구권으로 영역을 확대하려는 엔씨의 계획은 전 세계 동시 출시가 유력시되는 '리니지W'와도 맞닿아 있다.

리니지W는 전세계 게임 이용자들을 타깃으로 개발 중이다. 리니지W에 인공지능(AI) 번역 기술을 도입해 전세계 이용자들을 장벽 없이 하나의 세계에서 경쟁하도록 만들 계획이다. 그동안 해외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 엔씨에게 붙은 '내수 기업' 꼬리표를 떼어줄 기대작으로 꼽힌다.

엔씨는 이미 해외 시장에서의 성공 가능성을 확인했다. 올 1분기 엔씨의 총 매출 대비 해외 비중은 18.6%에 불과했지만 일본과 대만 시장 진출 효과가 나타난 2분기에는 26%로 껑충 뛰었다. 서구권에 성공적으로 리니지2M을 안착시켜 국내 매출 의존도를 낮추고 국내 이용자들 과금 부담까지 낮춘다는 계획이다.
넷마블 펄어비스 데브시스터즈 해외서 '호평'
넷마블은 지난달 25일 신작 모바일 MMORPG '마퓨레'를 글로벌 240여국(중국, 베트남 제외)에 선보이며 해외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마블 지식재산권(IP) 최초의 오픈월드 액션 RPG로, 다양한 즐길 거리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 마퓨레는 정식 출시에 앞서 진행한 사전 다운로드에서 한국과 미국, 일본 등 글로벌 78개국 앱스토어 인기 순위 1위에 올랐다.

펄어비스는 지난달 26일 유럽 최대 게임전시회 '게임스컴'에서 공개한 신작 '도깨비'가 세계적으로 호평을 받았다. 북미 게임웹진 '코타쿠'(KOTAKU)는 도깨비의 그래픽을 '포켓몬스터'와 '픽사'에 비교했고 캐나다 게임웹진 '게임랜트'(Game Rant)는 "GTA가 포켓몬을 만난 것" 같다고 극찬했다.

최근 데브시스터즈가 일본에 선보인 '쿠키런:킹덤'은 일본 앱스토어 인기 게임 순위 깜짝 1위에 올랐다. 매출 순위도 143위에 진입한 이후 서서히 상승하는 추세다. 일본은 한국과 달리 앱스토어의 시장 점유율이 60%가 넘는 국가라 쿠키런이 초반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크래프톤 역시 하반기에 신작 모바일게임 '배틀그라운드:뉴 스테이트'(NEW STATE)를 준비 중이다. 크래프톤이 코스피 입성 후 선보이는 기대작이라 지난 2월부터 진행한 사전예약에 2800만명이 넘게 몰릴 정도로 글로벌 시장에서 큰 기대를 받고 있다. 올 6월 미국에서 개최한 1차 알파테스트 흥행으로 규모를 대폭 확대해 아시아, 중동, 터키, 이집트를 포함한 28개국에 출시할 예정이다.
"번역, 마케팅 등 현지화 작업 필수 요소"
국내 게임기업들이 해외 시장을 노리는 이유는 성장 가능성이 커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뉴주'는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해외 게임 시장 규모가 1749억달러(한화 206조원)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2019년) 대비 19.6% 증가한 수치다.

뉴주는 보고서에서 지난해 상반기 게임회사들의 재무 결과를 기반으로 소비자들의 게임에 대한 지출이 뚜렷이 늘었다고 분석했다. 뉴주는 글로벌 게임 시장 규모가 확대된 이유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를 꼽았다. 팬데믹 기간 동안 게임이 사람들에게 엔터테인먼트를 제공하고, 관계를 맺기 위한 수단이 됐다는 설명이다.

미국 시장 조사업체 센서타워는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이 극심했던 올 1분기 구글플레이와 앱스토어의 다운로드가 지난해 3분기 대비 20억건 이상 증가한 130억건을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이중 앱스토어 다운로드는 전년 대비 35% 증가한 30억건에 달했고 구글플레이는 38% 증가한 103억건으로 증가해 분기 역대 최대 증가를 기록했다. 역시 모바일게임 유저들의 본격적 시장 진입이 코로나19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추세가 '위드 코로나' 시대에서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뉴주는 코로나19 이후에도 게임 시장 성장이 계속될 것이라는 견해를 보였다. 격리조치가 오래 전에 해제된 시장에서도 이전보다 게임 참여율이 더 늘었다는 것을 근거로 들었다. 전 세계 게임 시장 규모는 2023년까지 평균 9.4%의 성장률을 보이며 2000억 달러(한화 약 235조원)를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노년층의 게임 진입도 눈여겨봐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인 '퓨처소스 컨설팅'은 50세 이상의 게이머를 일컫는 이른바 'grey gamer'가 상승했고 이중 상당수는 모바일 게임을 즐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학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게임들은 최근 스토리라인 구성요소를 강화하는 추세를 보여주고 있으며 콘텐츠 다변화 요소도 들어가고 있다"며 "이러한 노력들은 향후 글로벌 흥행에 있어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 국내에서는 게임에 유입 시킬만한 신규 계층이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며 "파이가 큰 해외 시장을 적극 공략해야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 해외 진출은 중국에 의존하는 것이 전부였지만 올 들어 중국 당국의 게임 규제가 본격화되면서 더 다양한 국가들로 시선을 돌리게 됐다"며 "적극적인 번역 작업과 현지화 등의 노력을 수반한다면 'K-게임'이 해외 시장에 통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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