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산업 흔들 '광주모터스 실험' 시작됐다

입력 2021-09-14 17:38   수정 2021-09-15 02:14

기존 업체 근로자가 받는 연봉의 40%를 주고, 노동조합의 연례 파업이 없을 뿐 아니라 생산된 차량은 온라인으로만 파는 자동차회사가 한국에서 가능할까. 2019년 설립된 신생 회사 광주글로벌모터스(GGM)가 한국 제조업의 판을 뒤흔들 실험을 시작한다. 성공하면 고임금과 습관성 파업, 기득권 노조의 간섭에 찌든 한국 자동차업계에 새로운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자동차는 14일 GGM이 생산하는 첫 차량 캐스퍼의 온라인 사전 예약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현대차는 이 회사 2대 주주(지분율 19%)로 차량 개발과 판매를 담당한다. 최대주주는 광주시가 출자한 광주그린카진흥원(21%)이다.

GGM은 15일 1호 차 생산 기념식을 열고 본격 생산에 들어간다. 배기량 1000㏄인 캐스퍼는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합리적인 가격(1385만원부터 시작)에 다양한 안전·편의사양을 갖췄다. 현대차는 캐스퍼를 온라인으로만 판매한다. 국내 완성차회사 중 첫 시도다.

지금까지 현대차와 기아는 시도조차 못 했다. 각 회사의 판매노조가 자신들의 일자리가 없어질 수 있다며 완강히 반대한 탓이다. 해외 자동차 브랜드들은 판매 혁신을 이어가고 있는데, 국내 업체만 기득권 노조에 발목이 잡혀 있다는 우려가 나왔지만 요지부동이었다.

GGM은 임금과 노사관계 측면에서도 파격적이다. 대부분 20~30대인 근로자의 평균 초임 연봉은 3500만원으로 책정됐다. 지난해 현대차(8800만원)와 기아(9100만원) 생산직 평균 연봉의 40%를 밑돈다. 호봉제 대신 시급제를 도입했다.

GGM에는 노조가 없다. 노사 동수가 참여하는 상생협의회가 그 역할을 대신한다. 이들은 누적 생산 35만 대가 될 때까지 현재 임금을 올리지 않고 복지 수준도 유지하기로 했다. 회사 관계자는 “그때까지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과 노조 파업이 없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자동차업계에서는 GGM이 성공한다면 한국 자동차산업의 판이 바뀔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기존 병폐에서 자유로운 새로운 기업이 자리잡으면 비슷한 제조업 모델이 계속 생겨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온라인으로 캐스퍼 사전예약에 참가하며 힘을 실었다.

도병욱/김일규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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