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미네르바大' 세우는 조창걸 한샘 회장

입력 2021-09-15 17:58   수정 2021-09-15 23:34

국내 1위 종합인테리어업체 한샘을 일군 조창걸 명예회장(사진)의 공익사업 계획이 구체화됐다. 공익법인 태재연구재단은 미래 사회에 걸맞은 새로운 교육을 지향하면서 세계를 이끌어갈 지도자를 육성하기 위한 교육기관인 태재대학 설립계획을 15일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태재대학은 세계 7개 도시에 6개월씩 머물며 대학생활을 하는 미국 미네르바대학의 교육 방식을 국내 최초로 도입한 혁신 대학으로 설립될 전망이다.

태재연구재단은 이날 열린 학교법인 태재학원 창립총회에서 조 명예회장을 태재학원 이사장으로 선임했다. 구자문 전 선문대 부총장, 김도연 전 포스텍 총장, 김용학 전 연세대 총장, 김용직 케이씨엘 변호사, 김종훈 한미글로벌 회장, 노정혜 전 한국연구재단 이사장, 염재호 전 고려대 총장이 태재학원 이사로 참여한다. 감사는 박성현 회계사와 민경찬 연세대 명예교수가 맡는다. 태재대학설립준비위원장은 염 전 총장이 맡기로 했다. 그는 고려대에서 유연학기제를 도입하고 융합교양과정을 편성하는 등 국내 대학교육 혁신을 주도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태재대학은 조 명예회장이 한샘 경영권 매각을 통해 출연한 자금으로 설립된다. 그는 2012년 미래 인재 육성을 위해 태재연구재단을 설립하고, 2015년 3월 이 재단에 한샘 보유 지분의 절반인 260만여 주를 출연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지금까지 출연한 지분은 166만 주다. 이번에 나머지인 약 100만 주에 해당하는 금액을 재단에 출연할 것으로 알려졌다.

태재대학은 미래형 대안 교육 모델로 평가받는 미국 미네르바대학과 긴밀히 협업해 교육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미네르바대학 학생들은 재학 기간에 세계 7개 도시에 6개월씩 머물면서 다양한 인류 사회를 경험할 수 있다. 대학 수업은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모든 수업은 문제해결형 토론으로 채워진다. 단순한 지식 전달보다 논리적 비판력, 실증적 창의력, 소통 능력, 협동 능력 등을 키우는 데 중점을 두는 게 미네르바대학 수업의 특징이다. 2014년 첫 입학생 28명을 받은 이 대학은 매년 150여 명의 신입생 모집에 세계 각국에서 2만여 명이 지원할 정도로 경쟁력 있는 교육기관으로 자리매김했다.

태재대학은 미네르바대학의 혁신적인 교육 모델을 차용해 세계 최고 대학으로 도약하는 한편 디지털 문명사회를 이끌어 갈 ‘미래경영 인재’와 지구촌 인류 화합에 이바지할 ‘세계경영 인재’를 육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2023년 신입생 입학을 목표로 첫해 신입생 150여 명과 교수 40여 명으로 수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조 명예회장은 “인류공영 실현을 위해 지구에 닥친 여러 재난을 실질적으로 해결할 리더를 길러낼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학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태재대학을 5~10년 안에 미네르바대학을 넘어서는 세계적인 대학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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