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교육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교육청은 올해에만 3400억원을 지급하며 “교육 결손을 해소하겠다”는 이유를 들었다. 하지만 취약계층 등에 집중한 선별지급이 아닌, 보편지원으로는 교육 격차를 해소하기에 역부족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궁극적으로 내국세와 연동된 지방재정교부금 구조를 개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1인당 지원액이 가장 많은 것은 경북교육청이 추진하는 ‘온학교교육회복학습지원금’이다. 경북교육청은 도내 학생 29만5000여 명에게 1인당 3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해 편성된 예산은 885억원이다. 지원 대상이 가장 많은 교육청은 경기교육청이었다. 이들은 도내 유치원생과 초·중·고교생 166만6000여 명에게 5만원씩 총 833억원의 교육재난지원금을 지급한다.
한 해 두 차례 재난지원금을 지급한 곳도 있었다. 울산교육청은 올 1월 유치원생과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1인당 10만원의 교육재난지원금을 지급한 데 이어 지난달 10만원의 교육재난지원금을 추가로 지급하기로 했다. 울산교육청은 지난해에도 1인당 10만원의 교육재난지원금을 현금으로 지급한 바 있다.
이들은 조례에 따른 정책 집행일 뿐 무분별한 현금 살포가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경기교육청 관계자는 “5월 교육재난지원금 관련 조례가 제정됐고, 이 조례를 근거로 집행했다”고 밝혔다. 30만원의 교육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한 경북교육청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다른 교육 사업을 펼치지 못한 것도 있어 그 여유자금을 더해 지원한 것일 뿐”이라며 “다른 시·도 교육청에서 배포한 금액을 고려해볼 때 그다지 많은 금액이라고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일선 교육청의 이 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교육계에서는 “교육 목적을 자처한 무분별한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관계자는 “현금 살포성 예산 사용이 많다 보니 ‘교육예산이 남아도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시선이 많다”며 “교육당국 스스로 기획재정부의 교육교부금 개편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과밀학급 해소, 기초학력 보장 등 학교와 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곳에 예산이 쓰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교육재정은 균형재정(수입과 지출이 일치) 원칙에 따라 수입만큼 지출을 의무적으로 해야 한다”며 “수요와 상관없이 내국세에 의해 예산이 결정되면 그만큼 예산을 낭비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했다. 그는 “교육 수요와 상관없이 결정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도 “교육 결손 해소를 위해 선별 지원이 아닌, 보편 지원을 하는 것은 재정 낭비”라고 말했다.
김소현/김남영 기자 alp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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