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파동 없다"…스마트 씨뿌리는 팜에어한경

입력 2021-09-16 17:32   수정 2021-09-17 08:58


지난해 3월 강원도는 혹독한 시련을 겪었다. 최문순 강원지사가 직접 판촉 활동에 나서야 할 정도로 감자값이 폭락했다. 수요가 급감할 것이란 예측을 못한 탓이다. 농가 비중이 높은 강원 도정의 책임자인 최 지사는 이후 “디지털 농산물 시장을 만들고 싶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녔다. 팜에어한경이 만든 농산물 가격 예측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한 배경이다. 시세 예측은 시장의 디지털화를 위한 첫걸음인 셈이다.
마트 신선 바이어의 필수 ‘KAPI 지수’

팜에어한경은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반의 농산물 거래 통합 서비스로 지난해 9월 출범했다. 국내 최초로 거래량 상위 22개 농산물 가격을 표준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농산물 가격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팜에어-한경 한국농산물가격지수(KAPI·Korea Agricultural product Price Index)’를 산출하고 있다.

KAPI의 목표는 농산물 거래 시장의 길라잡이다. 농정을 맡고 있는 정책 입안자, 산지 농가, 도매상, 유통 및 식자재 업체 등에 AI를 활용한 가격 예측정보를 제공해 안정적 생산과 거래를 돕는 것이다. 문정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농산물 가격 표준화와 미래 예측은 농산물 시세에 관한 불확실성을 최소화해 기업과 소비자 모두에게 ‘과학 농업’으로 가는 길을 열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마트, 롯데마트, 현대그린푸드, CJ프레시웨이 등 농산물을 대량으로 구매하는 대기업도 팜에어한경의 농산물 가격 예측 시스템인 ‘테란’을 활용하고 있다. 이마트 신선식품 바이어들 사이에선 KAPI 지수가 농산물 구매를 위한 표준으로 정착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KAPI 지수에 따르면 이달 초 ㎏당 2000원 중후반대인 고구마 가격이 다음달에는 1700원 선까지 내려갈 것으로 나왔다”며 “이달 초에 10월 구매량을 결정할 때 KAPI 예측치를 감안해 물량을 20% 늘렸다”고 설명했다.
팜에어한경, 농산물 플랫폼으로 성장
강원도가 전국 지방자치단체로는 최초로 농산물 예측 지수 활용을 도입한 것은 농산물 공급자도 AI 가격 예측의 중요성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강원도 관계자는 “정책 입안자로선 농산물 수급과 시세에 대해 항상 후행적인 정보만 받을 수밖에 없어 한계에 봉착하곤 한다”며 “출하량 등 생산 측면에서 정확한 데이터가 산출되면 어떤 품목에 지원 예산을 늘려야 할지 객관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권민수 팜에어 대표는 “중장기적으로는 농가들이 수급 및 가격 흐름에 맞춰 어떤 작목을 생산할지 연간 단위로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팜에어한경은 매일 가격 정보를 제시할 뿐만 아니라 1년 단위 장기 예측 정보도 제공한다.

이와 관련해 강원도는 1만 개 농가를 대상으로 원하는 품목의 예측 정보를 담은 모바일용 앱을 보급할 예정이다.

한편 팜에어 모회사인 록야는 이날 강원도와 공유농장형 그린바이오 스마트밸리를 조성하기로 했다. 강원도는 공유형 농장에 참여하는 농민을 지원하고, 록야는 계약재배를 통해 생산된 그린바이오 작물의 판로를 제공한다. 록야는 150억원을 투자해 강원도에 그린바이오 연구소를 세운다. 스마트 농업을 기반으로 건강기능식품 및 화장품에 들어갈 천연물 소재를 개발 및 생산할 계획이다.

강원도 관계자는 “스마트농업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출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고품질의 기능성 원료를 필요로 하는 건강기능식품 및 바이오 기업에 다양한 천연물 소재를 공급함으로써 관내 농가 소득을 증대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동휘/박한신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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