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어쩌나…"르노·GM은 하는데 엄두도 못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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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9-20 10:30   수정 2021-09-30 11:51

현대차·기아 어쩌나…"르노·GM은 하는데 엄두도 못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전환에 박차를 가했다. 어느 시점까지 신차를 100% 전기차로 출시할지 앞다퉈 '청사진'을 내놓고 있다. 그 과정에서 불가피한 '성장통'도 있다. 인력 감축이다.

전기차 시대가 되면 부품 수가 내연기관차의 30~40% 수준에 불과한 데다 생산공정도 간소화돼 인력이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다. 불필요한 인력을 줄여 효율적 생산 구조를 갖추지 않으면 경쟁에서 도태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벌써부터 자동차 업계에 나돌고 있다.

업체들로선 생존이 걸린 만큼 구조조정은 피할 수 없는 문제다. 때문에 르노, GM 등 해외 업체들이 이미 수년 전부터 감원을 단행해왔다. 반면 국내 완성차 업체는 노동조합 반발에 구조조정은 얘기조차 꺼내기 어려운 대조적 상황이다.
르노, 2000명 추가 감원…해외선 대규모 구조조정 시작
20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는 최근 내연기관 부문에서 인력을 추가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전동화 전환 흐름에 대응해 생산 구조에 변화를 주는 차원이다.

오는 2024년까지 기술직 부문 1600명, 지원 부문 400명 등 총 2000명이 감원 대상이다. 프랑스에서 4600명, 전 세계에서 1만4600명을 감원하겠다는 지난해 발표에 이은 추가 구조조정인 셈이다.

르노는 생산 능력도 20% 가까이 줄이기로 했다. 대신 데이터와 배터리 부문에서 2500명을 고용하겠다는 계획. 르노는 현재 이 문제를 노조와 논의 중이다.

폭스바겐도 올해 3월 생산직 직원 최대 5000명을 감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체 공장 근로자 12만명의 5%에 해당하는 규모다. 올해 신규 채용도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전기차·배터리 부문에는 예외를 뒀다.

혼다는 2011년 이후 10년 만에 조기 희망퇴직자를 받았다. 약 2000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해 1000명이 퇴사했다. 포드 역시 1000명 규모 희망퇴직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다임러가 2만명 규모의 대폭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같은해 GM과 BMW도 각각 1만4000명, 1만6000명 규모 감원을 진행했다.
국내 업체들, 높은 노조 문턱에 구조조정 "먼 나라 얘기"

이처럼 글로벌 기업들이 대규모 인력 개편에 나서는 이유는 전기차 중심으로 생산 구조를 바꾸는 것을 더 이상 미루면 안 돼서다. 구체적으로는 내연기관 부문 인력을 줄여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분야 투자를 늘리겠다는 게 업체들 방침이다.

전기차에 필요한 부품 수는 약 1만여개로 내연기관차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다. 내연기관차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엔진 관련 부품이 모조리 빠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대차·기아, 한국GM 등 국내 업체들에게 구조조정은 먼 나라 얘기다. 노조 동의를 받아야 하지만 사실상 불가능하다. 매년 임금·단체협약(임단협) 협상 과정에서 노조 '파업 리스크'가 부담인 만큼 구조조정은 언급조차 하기 어려운 문제다. 때문에 신규채용 축소, 정년퇴직 등 자연 감소를 통한 '소극적 구조조정'을 할 수밖에 없는 실정.

해외 업체들도 노조 문턱을 넘어야 하는 상황은 국내 업체들과 비슷하다. 그러나 이들 해외 업체 노조는 미래차 시대 대규모 인력 감축이 불가피하다는 데 공감하고 일찍이 사측과 합의를 도출했다. 반면 현대차와 기아 노조는 올해 임단협 협상에서 각각 최대 만 64세, 만 65세로 정년을 늘려달라고 요구했다. 성사되진 못했지만 양사 노조 모두 내연기관 부문 등 고용 안정 방안에 대한 사측 합의를 받아내는 데는 성공했다.

그러면서 인력 감축은커녕 직원 수가 증가 추세다. 현대차 임직원 수는 2019년 7만492명에서 지난해 7만1982명으로 늘었다. 현대차 내부적으로 오는 2025년까지 40% 인력 감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얘기가 수년전부터 나왔지만 실현 가능성이 크게 떨어진다.

특히 작년 기술·생산·정비직 직원 수는 3만6385명으로 2019년(3만6295명)보다 100명가량 늘었다. 같은 기간 기아 임직원 수는 2019년 3만5829명에서 2020년 3만5580명으로 소폭 줄었으나 큰 차이는 없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노조의 경우 물리적 파업으로 고용 유지를 외치고 있다. 물론 고용 불안도 심각한 사회 문제지만 회사가 살아야 근로자도 산다"며 "세계적 흐름에 역행하는 지금 같은 구조로는 시장에서 뒤처지기 십상"이라고 지적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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