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죽였지"…다큐 촬영 중 나온 美 갑부의 살인 자백

입력 2021-09-18 19:28   수정 2021-09-30 12:06


다큐멘터리 촬영 중 마이크가 켜진 줄 모르고 살해를 스스로 자백한 미국 부동산 재벌 상속자 로버트 더스트(78)가 유죄판결을 받았다. 아내와 친구 등 3명을 살해한 혐의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캘리포니아주 1심 법원에서 배심원단은 더스트가 2000년 여자친구 수전 버먼을 살해한 1급 살인 혐의가 인정된다.

39년간 3개 주에서 3명을 살해했다는 혐의를 받아온 더스트가 받은 첫 유죄 판결이다. 이날 판결에 따라 더스트는 다음달 18일 선고 기일에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수감 중인 더스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해 격리되면서 법정에 출석하지 못했다.

더스트는 아내인 캐슬린 매코맥 더스트 실종 사건과 관련해 자신의 죄를 은폐하기 위해 버먼을 살해한 혐의를 받은 바 있다. 당시 버먼은 자택에서 머리에 총을 맞고 사망한 채 발견됐다. 검찰은 더스트가 캐슬린 살해 사건의 은폐를 도왔다고 다른 사람들에게 말했다는 이유로 버먼을 살해한 것으로 판단했다.

나아가 더스트는 1982년 실종 당시 29세 의대생이었던 아내 캐슬린, 2001년 텍사스주에서 도피 생활 중 자신의 신원을 알아낸 이웃 모리스 블랙까지 3명을 살해했다는 의심을 받았다. 그는 아내 캐슬린 살해 혐의로는 기소되지 않았다. 블랙 살해 혐의에 대해서는 기소됐으나 그의 시신을 토막 내 바다에 버린 혐의를 시인하고도 몸싸움 중 벌어진 정당방위로 인정받아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번 유죄 판결 후 캐슬린의 유족들은 더스트를 캐슬린 살해 혐의로 기소하라고 뉴욕주 검찰에 촉구하는 성명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더스트는 뉴욕의 대형 부동산 회사 '더스트 오가니제이션' 설립자인 조지프 더스트의 손자이자 시모어 더스트의 아들이다.

그는 오랫동안 자신의 범행을 은폐해왔다. 하지만 그의 삶과 범죄 혐의를 다룬 다큐멘터리 촬영 중에 살인을 시인하는 혼잣말을 하면서 결국 범죄행각이 발각됐다.

당시 더스트는 인터뷰 촬영이 끝난 뒤 화장실에서 "내가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지? 물론 그들을 다 죽여버렸지"라고 혼잣말을 내뱉었다. 그는 당시 마이크가 켜진 것을 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를 자백으로 판단했다.

'더 징크스'란 제목의 해당 다큐멘터리는 2015년 HBO에서 방영됐다. 그는 마지막 편이 방영되기 전날 뉴올리언스의 호텔에 숨어 있다가 검거됐다.

김정호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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