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의 하이컬처] 가우디와 빈 필, 최고들의 '첫만남'

입력 2021-09-21 06:46   수정 2021-09-21 21:51


빈 필하모니 오케스트라와 건축가 안토니오 가우디. 세계 최고의 교향악단과 세기의 건축가의 기념비적인 공간이 뒤늦었지만, 뜻깊은 첫만남을 가졌습니다.

독일 일간 쥐트도이체차이퉁 등에 따르면 빈 필하모니 오케스트라는 지난 18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있는 가우디가 설계한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에서 첫 연주회를 진행했습니다.

현대음악 작곡가이자 에른스트 폰 지멘스 상 수상자인 캐나다 작곡가 새미 무사의 신작 '엘리시움(Elysium)'을 초연한 데 이어 안톤 브루크너의 교향곡 4번을 연주했습니다. 작품의 지휘는 크리스티안 틸레만이 맡았습니다.

'엘리시움'은 브루크너의 교향곡 4번에서 영감을 받아 작곡된 곡이며, 브루크너 교향곡 4번은 1881년 2월 한스 리히터의 지휘 아래 빈 필이 초연한 곡이라는 인연이 있습니다.


가우디의 대표작이자 지금까지 건축이 이어지고 있는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역시 1880년대 초에 구상이 시작된 만큼, 브루크너 교향곡 4번과의 동시대의 작품이라 부를 수 있습니다. 브루크너와 가우디 모두 독실한 가톨릭 신자였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유럽의 유수 교향악단 중에서도 가장 풍성한 음향을 자랑하는 빈 필이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의 독특한 구조물 사이에서 어떤 음향을 냈을지 유럽 음악계의 관심이 집중됐다고 하는데요.

독일 언론에 따르면 사그라다 파밀리아에서는 보통의 콘서트홀보다는 훨씬 잔향이 길게 유지됐다고 합니다. 베이스는 풍부하게 울리면서 마치 지옥의 울림처럼 위협적으로 다가왔다고 묘사됐습니다. 목관의 잔향은 오래 지속돼 미처 휴지기를 느낄 수 없었다고 합니다. 첼로는 마치 아직 개발되지 않은 악기처럼 독특한 울림을 냈다고 합니다.


빈 필 역사상 가장 독특한 음향이 빚어졌다고 하는 연주회의 모습이 궁금증을 더합니다. 가우디와 빈 필이라는 최고와 최고의 만남은 과연 어떤 궁합을 이뤘을까요. 상상만으로도 대단한 만남이 이뤄졌다는 생각입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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