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벤티지랩 "mRNA 백신 대량생산 기술확보"

입력 2021-09-23 17:16   수정 2021-09-24 01:23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 개발을 위해선 다른 백신엔 없는 까다로운 공정을 거쳐야 한다. 약물에 해당하는 mRNA가 쉽게 분해되지 않도록 보호막 역할을 하는 지질나노입자(LNP)로 mRNA를 감싸는 일이다. 이를 통해 균일한 품질을 내는 제조기술을 갖추는 게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창업 7년차인 바이오 벤처 인벤티지랩이 이 제조기술을 독자적으로 확보했다. 김주희 인벤티지랩 대표(사진)는 23일 “미세유체공학 기술을 이용해 mRNA를 탑재한 LNP를 균일한 크기로 대량 생산하는 기술을 확보했다”며 “mRNA 백신을 개발 중인 에스티팜과 함께 LNP 대량 생산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배터리와 반도체 개발에 쓰이던 미세유체공학은 최근 의약품 개발과 질병 진단에 도입되고 있다. 미세유체공학은 기체나 액체의 흐름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이 회사는 직경이 100㎛(1㎛=100만분의 1m)인 미세한 관을 이용한다. 양전하를 띠는 LNP의 원료 물질과 음전하를 띠는 mRNA를 각각 다른 관에 넣은 뒤 하나의 관에서 만나게 하면 두 물질이 서로 달라붙는다. 이 극성 차이를 이용하면 지방질이 mRNA를 둘러싸고 있는 LNP를 만들 수 있다. 김 대표는 “생산되는 LNP 간 크기 차이를 5% 수준까지 줄였다”며 “생산수율 70~80% 수준에서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인벤티지랩은 에스티팜이 확보한 mRNA와 LNP 원료에 이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에스티팜은 코로나19 mRNA 백신으로 올해 임상 1상에 들어간 뒤 내년 조건부 허가를 받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인벤티지랩의 강점은 미세유체공학 기술을 상용화 수준까지 끌어올렸다는 점이다. 이 회사는 심장사상충 예방약인 ‘듀라하트 SR-3’를 이달 출시했다. 기존엔 한 달이었던 접종 간격을 석 달로 늘려 매달 동물병원을 방문해야 하는 불편함을 줄인 제품이다. 미세유체공학 기술로 만든 입자가 체내에서 서서히 분해되도록 해 약물 지속시간을 늘렸다. 김 대표는 “사람 약보다 허가 절차가 덜 까다로운 동물용 의약품 분야에서 시장성을 미리 검증할 수 있게 됐다”며 “최대 12개월로 지속기간을 늘린 제품도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인체용 의약품도 임상 단계에 있다. 탈모 치료에 쓰이는 약물인 피나스테리드의 투약 간격을 늘린 개량신약으로 호주에서 이달 임상 1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치매 치료제인 도네페질의 지속기간을 늘린 제품도 내년 초 임상 1상에 들어가기로 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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