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강북 할 거 없이 2억 껑충"…전셋값 고공행진 이유는?

입력 2021-09-26 06:55   수정 2021-09-26 07:51


"전셋값이 쉬지 않고 오르고 있습니다. 안 그래도 시장에 전세 물량은 없고 찾는 사람은 많은데, 집주인들도 부담해야 할 세금이 늘다 보니 전세보다는 월세로 집을 내놓으려고 합니다. 이사가 늘어나는 가을 이사철되면 더 정신이 없을 것 같습니다."(강동구 A 공인 중개 관계자)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새로운 임대차법이 시행된지 1년이 지났지만, 매물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여기에 세금 부담이 커진 집주인들은 전세 대신 월세로 집을 내놓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전세 물량은 태부족이다. 시장에서는 연말까지 전셋값 고공행진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강북·강남 가리지 않고 치솟는 전셋값
2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초구 반포동에 있는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는 지난 10일 23억원에 전세 계약을 맺었다. 지난달 맺어진 21억원보다 2억원 넘게 오른 수준이다. 강동구 고덕동에 있는 고덕그라시움 전용 84㎡도 지난 18일 10억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지난달 거래된 9억3000만원보다 7000만원이 오른 수준이다. 한달 만에 10% 안팎으로 상승한 셈이다.

대표적인 학군지 목동에서도 전셋값이 높긴 마찬가지다. 양천구 목동에 있는 목동신시가지7단지 전용 101㎡는 이달 12억5000원에 전세 계약을 맺었다. 지난달 11억원에 맺은 전세 계약보다 1억5000만원이 뛰었다. 남은 전세 매물은 13억~14억원에 호가가 형성됐다.

서울 외곽 지역에서도 이런 흐름이 나타난다. 노원구 중계동에 있는 청구3차 전용 84㎡는 지난 4일 10억원에 전세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7월 맺어진 8억4000만원보다 1억6000만원이 더 올랐다. 이 단지에 나와 있는 전세 매물은 달랑 2개 뿐이다. 강북구 미아동에 있는 SK북한산시티 전용 84㎡도 지난달 5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7월 5억2000만원보다 3000만원 더 뛴 가격이다. 현재 이 면적대 전세 호가는 5억6000만원에 형성돼 있다.

“매물 없는 게 가장 문제”
일선 부동산 공인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매물이 없다보니 전셋값 상승세가 계속된다고 보고 있다. 매물이 줄어든 이유는 새 임대차법 때문으로 지적된다. 지난해 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상한제 등 새 임대차법이 시행된 이후 전세 계약 기간이 2년에서 4년으로 늘어났다. 2년마다 물량이 나왔는데 주기가 길어지다 보니 시장에 물량이 급격하게 줄고 있다는 설명이다.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아파트실거래가(아실)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물량은 2만2848건으로, 임대차법이 시행되기 전인 지난해 7월(1일 기준) 4만3904건보다 47.95% 감소했다.

서초구 한 공인 중개 관계자는 “새 임대차법이 시행된 이후 시장에 매물이 많이 줄었다. 가을 이사철을 맞아 거래가 활발해질 것으로 보이는데 이 시기가 지나면 가격이 다시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노원구 한 공인 중개 관계자도 “이미 전셋값이 오를 대로 올랐지만 매물은 없고 찾는 사람은 꾸준히 있는 상태라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전세의 월세 가속화가 진행되고 있는 점도 전세 물량이 줄어든 이유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내 임대차 계약 총 1만3489건 가운데 월세 거래는 5394건(39.67%)을 기록했다. 전월(7월) 36.51%보다 3.16%포인트 늘었다.

강동구 한 공인 중개 관계자는 “집주인이 최근 전세보다는 월세 계약을 많이 하려고 한다. 세금 부담이 늘어나다 보니 목돈을 받아 은행에 넣어두기보다 월세를 받아 현금 흐름을 만들려고 하는 것”이라며 “연말까지는 전셋값이 계속 오르지 않겠나”라고 설명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 117주째 오름세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세는 2019년 7월 첫째 주부터 올 9월 셋째 주까지 117주째 강세다. 지난 6월 넷째 주부터 12주 연속 0.1%가 넘는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 4주 연속 기록한 0.17% 상승률은 올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올해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전셋값이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는 곳은 노원구다. 노원구는 올 들어 5.67% 상승해 자치구 중 가장 큰 폭으로 전셋값이 뛰었다. 이어 서초구가 5.63%로 뒤를 이었고, 동작구(4.56%), 송파구(4.26%), 용산구(4.11%) 등이 뒤를 이었다.

전셋값의 지난해 누적 상승률과 올해 누적 상승률을 단순 비교해봤을 때 적게는 0.6배에서 많게는 3.4배 뛰었다. 노원구는 지난해 전셋값 상승률이 누적 기준 1.64%를 기록했는데 올해는 5.67%로 3.4배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중랑구도 지난해 1.15%에서 올해 3.45%로 3.0배 상승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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