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빚투 몰린 2030 부채만 459조…빨라지는 韓銀 '긴축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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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9-24 17:33   수정 2021-09-25 00:33

영끌·빚투 몰린 2030 부채만 459조…빨라지는 韓銀 '긴축시계'


‘민간부채 4300조원’ 이면에는 가격이 치솟는 부동산·주식을 매입하려는 욕구가 자리 잡고 있다. 2030세대의 고민과 분노의 흔적도 찾아볼 수 있다. 기성세대와의 자산 격차를 메우기 위해 ‘투자 실탄’을 전방위에서 조달한 이들의 빚더미는 460조원에 육박했다. 과도한 자산거품을 걷어 내는 동시에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가계부채를 휘어잡기 위해 한국은행도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강력하게 시사했다.
MZ세대 빚더미 460조원 육박

한국경제신문이 24일 한은의 ‘금융안정상황 보고서’ 내용을 바탕으로 산출한 결과 올해 2분기 말 2030세대의 가계대출은 약 458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2분기 말 가계대출금(가계신용에서 판매신용을 제외한 금액·1705조2547억원)에서 한은이 산출한 2030세대 가계대출 비중(26.9%)을 결합한 추정액이다.

올해 2분기 말 2030세대의 가계대출은 작년 2분기에 비해 14.1% 늘었다. 같은 기간 전체 가계대출 증가율(10.3%)을 크게 웃돈다. 이들 2030세대 차입금이 빠른 속도로 불어난 것은 치솟는 부동산을 서둘러 매입하려는 이른바 ‘패닉바잉(공황구매)’이 나타난 결과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7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신고일 기준) 3만4045건 가운데 매입자가 30대인 경우는 1만2550건으로 36.9%를 차지했다. 전 연령대 가운데 가장 많았다. 20대 이하(5.0%)를 더하면 2030세대가 올해 서울 아파트 10채 가운데 4채를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세대의 거래비중은 2019년 31.8%, 지난해 37.4%로 해마다 커지고 있다.

부동산은 물론 증시에서도 2030세대는 큰손으로, 지난해 주요 증권사(미래·KB·NH·한투·키움·유안타) 신규 계좌(723만 개) 가운데 2030 비중은 54%(392만 개)에 달했다.

불어난 가계부채가 부동산 등으로 흘러들면서 자산거품 우려도 커졌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올 2분기 서울 부동산의 ‘소득 대비 주택가격비율(PIR)’은 18.5배로 통계를 작성한 2004년 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은은 부동산 가격 오름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한은은 “부동산 시장의 수급 불안 우려가 커지면서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퍼져 있다”고 진단했다.
“가계·기업, 금리인상 견뎌낼 것”
한은은 민간부채 과속을 막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금리인상으로 가계·기업이 짊어질 이자비용 부담도 감당할 만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한은은 지난해 말(당시 기준금리 연 0.5%) 기준으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0.5%포인트 올리면 가계의 이자비용은 각각 2조9000억원, 5조8000억원 불어나는 것으로 추산했다. 가계 1인당으로 나눠보면 연간 이자비용 총액은 271만원에서 각각 286만원(0.25%포인트 인상), 301만원(0.5%포인트 인상)으로 늘어나는 것으로 집계됐다. 각각 15만원, 30만원 불어나는 것이다.

현재 연 0.75%인 기준금리를 연 1.0%까지 올리면 가계의 이자비용 총액은 59조원으로 추산된다. 대출금리가 지금보다 높았던 2018년 이자비용 총액(60조4000억원) 수준을 밑도는 등 이자비용 상환 부담이 크지 않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자영업자의 충격이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내놨다. 한은은 기준금리가 연 1%까지 오르면 자영업자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모든 가계대출의 원리금 상환액 합계가 연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작년 말 기준으로 37.8%에서 38.7%로 소폭 올라가는 데 그칠 것이라고 추산했다.

가계부채가 더 불어나면 이자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금리인상이 어려워지는 ‘부채의 함정’에 빠질 우려도 크다. 이자비용 부담이 크지 않은 현 상황에서 일찌감치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분석이 한은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시장에선 한은이 지난달에 이어 다음달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한은은 “가계와 기업, 금융회사가 금리인상을 견뎌낼 수준의 복원력을 갖췄다고 평가된다”며 “기준금리 인상은 금융안정을 유지하고 중장기적 금융불균형 완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금리 상승과 각종 금융지원 조치가 끝나면서 일부 취약부문의 부실 위험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선별적 정책 대응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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