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 추천 와인' 편의점서 팔았더니…대기업도 놀랐다 [박한신의 커머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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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9-25 18:49   수정 2021-09-25 19:25

'유튜버 추천 와인' 편의점서 팔았더니…대기업도 놀랐다 [박한신의 커머스톡]


최근 유통업계에 인플루언서와의 협업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유명 유튜버와 함께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고, 유튜버와 함께 기획한 상품을 내놓는 것입니다. 과거 제품 노출을 통한 간접광고(PPL) 등에 그쳤던 유튜브가 이제는 상품 기획 단계부터 개입하기 시작한 겁니다.

최근 유명 유튜버의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는 사례가 있었습니다. 유튜버가 추천한 대로 와인 상품을 구성했더니 판매가 폭증해 편의점 와인 판매 단가를 확 끌어올린 겁니다.

그 주인공은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는 유명 와인 유튜버 '와인킹'입니다. 그는 구독자수 28만3000명을 보유한 인플루언서입니다. 이번 추석을 앞두고 편의점 CU가 와인킹에게 추천 와인을 골라 콘셉트별로 세트 상품을 구성해달라고 의뢰했는데,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와인킹이 추천한 와인세트들은 17종이었는데, 이 17종이 CU 와인 판매의 1~17위를 모두 휩쓸었습니다. 와인킹 추천 세트가 CU 와인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했고, 덕분에 CU의 지난달 와인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39.7% 증가했습니다.

놀라운 건 단가가 높았음에도 불티나게 팔렸다는 점입니다. 편의점이 새로운 와인 판매처로 발돋움하고 있다지만, 그래도 이전엔 중저가 와인이 주로 팔렸습니다. 하지만 와인킹이 판매한 세트의 가격은 3~4병이 들어있는데 최고 24만원에 달했습니다.


와인킹에게 추천을 의뢰한 CU 측도 크게 놀랐다고 합니다. CU 관계자는 "단품이 아닌 세트 상품인데다 가격도 20만원이 넘어가는 고가 와인 상품이 매출 상위에 오른 것은 편의점 와인 시장에서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와인킹 추천 17개 세트는 초초보 세트(1만8900원), 중급 세트(10만9900원), 화이트 세트(9만9000원) 등 다양했지만, 매출 1위 상품은 가격이 가장 높은 루이지 세트(23만9000원)이었다고 합니다. 박리다매 패턴이 아니었다는 겁니다.

루이지 세트는 이탈리아산 와인으로 루이지 에이나우디 돌리아니, 랑게 네비올로, 바롤로 루도, 돌리아니 슈페리어 4병으로 구성됐습니다. 전체 세트 중 가장 비싼 가격이지만 판매와 동시에 조기 품절될 정도로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CU 측조차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이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고 하네요. 전문성을 갖춘 유튜버들의 약진은 정보의 다양성 측면에서 반길 만한 일입니다. 다만 어느 분야나 그렇듯 생태계 건강을 위해서라도 검증과 객관성은 정보 소비자들의 몫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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