툴젠 "고형암 잡는 CAR-T 내년 임상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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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9-26 17:16   수정 2021-09-27 01:30


키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CAR-T)는 암환자 사이에서 ‘꿈의 치료제’로 불린다. 기존 항암제가 듣지 않아 남은 수명이 3~6개월에 불과한 말기 환자의 3분의 1가량을 완치시킬 정도로 효과가 좋아서다. 하지만 CAR-T가 힘을 쓰는 것은 일부 림프종과 백혈병 등 혈액암뿐이다. 전체 암의 95%를 차지하는 위암, 간암, 대장암 등 고형암 앞에서는 기를 못 편다.

툴젠은 이 점에 주목했다. 자체 개발한 유전자 편집기술인 ‘크리스퍼 카스 나인(CRISPR Cas9)’을 CAR-T에 접목하면 고형암을 정복할 길이 열릴 것으로 본 것. 김영호 툴젠 대표는 26일 기자와 만나 “국내외 제약·바이오 기업들과 손잡고 최소 10개가 넘는 차세대 CAR-T 제품을 공동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툴젠은 유전자 가위 분야 권위자인 김진수 전 서울대 교수가 1999년 설립한 회사다. 툴젠이 보유한 크리스퍼 가위 원천기술은 세계 의료·과학계가 주목하는 기술이다. 유전자 편집을 통한 희귀난치병 치료 가능성 때문이다.

툴젠이 개발하고 있는 차세대 CAR-T의 핵심은 T세포의 활동을 억제하는 ‘DGK 유전자’를 없애는 것이다. 암세포 공격수인 T세포 활성을 막는 유전자를 크리스퍼 가위로 잘라낸다는 얘기다. T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는 것을 막는 ‘훼방꾼(DGK)’을 없애면 CAR-T의 ‘성능’이 좋아져 기존에 듣지 않던 고형암에서도 치료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DGK 유전자 제거 특허를 갖고 있다”며 “DGK 유전자를 제거하면 고형암에도 효과가 있다는 점을 동물실험에서 확인했다”고 말했다.

툴젠은 이 특허를 앞세워 지난 6월 호주 세포치료제 업체 카세릭스를 차세대 CAR-T 개발 파트너로 맞이했다. 카세릭스의 CAR-T 후보물질 ‘TAG-72’에 툴젠의 ‘DGK 녹아웃’(knock out·제거) 기술을 적용했다. 툴젠은 난소암을 적응증으로 내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임상 시험계획(IND)을 제출할 예정이다. 이르면 내년 말 임상에 들어간다. 김 대표는 “줄기세포 유래 T세포와 NK세포 등 차세대 파이프라인을 개발할 때도 카세릭스와 협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샤르코 마리투스 1A형(CMT1A) 치료제도 이 회사의 기대주 중 하나다. CMT는 인구 10만 명당 36명꼴로 생기는 희귀 신경질환이다. 팔다리 근육 위축과 손·발 등 관절 변형이 주된 증상이다. CMT 환자의 절반가량은 PMP22 유전자 돌연변이가 원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대표는 “유전자 가위로 PMP22를 3분의 2나 절반 수준으로 저해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며 “내년 FDA에 IND를 제출할 계획”이라고 했다.

코넥스시장에 상장된 툴젠은 코스닥시장 이전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했다. 11월에 결론이 날 전망이다. 툴젠은 2015년부터 세 차례 코스닥 이전을 추진했지만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김 대표는 “세 차례의 코스닥 이전 상장 실패 요인을 모두 해소했다”며 “상장으로 유입되는 자금을 활용해 임상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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