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순무 변호사 "초고령사회 대비를…성년후견 연구에 써달라"

입력 2021-09-28 17:55   수정 2021-09-29 00:43

“성년후견제도는 많은 이에게 아직도 낯섭니다. 법적으로 면밀하게 복지를 실천하기 위해서라도 후견 제도의 홍보와 정착이 필요합니다.”

28일 서울 삼성동 사무실에서 만난 법무법인 율촌의 소순무 변호사(70·사진)는 이같이 말하며 “초고령사회 진입이 눈앞으로 다가왔지만 국내 법률 제도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17년 한국후견협회를 만들고 초대 회장이 된 후 현재까지 활동 중인 소 변호사는 지난 8일 2700번째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아너소사이어티는 사랑의 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억원 이상을 기부한 이들의 모임이다. 그는 “성년후견제도 연구와 정착에 쓰이길 바란다”며 기부 배경을 설명했다. 성년후견제도는 치매, 정신질환 등으로 의사결정이 어려운 성인을 대신해 후견인이 재산관리와 신상보호를 하는 제도다.

소 변호사는 전북 남원 출신으로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1978년 사법시험에 합격, 사법연수원 10기를 수료하고 약 20년 동안 판사로 일했다. 2000년 법복을 벗은 뒤 율촌에서 변호사로서의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소 변호사가 성년후견제도에 관심을 두게 된 건 2016년께부터다. 법무법인 율촌의 공익 사단법인인 온유의 이사장을 맡게 되며 정관에 적혀 있던 성년후견제도를 공부하고, 세미나도 진행하며 자연스레 몰두하게 됐다. 성년후견제도는 개인의 능력을 일률적으로 빼앗는 금치산·한정치산제도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도입됐다. 2013년 도입 이후 8년이 지났지만 소 변호사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고 지적했다. 우선 성년후견을 관리하는 인력 보충이 가장 절실하다고 했다. 일례로 각 가정법원당 전담 판사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도 도입 첫 해 1000건이 되지 않던 후견 신청은 지난해 약 1만 건으로 훌쩍 뛰었다. “2025년이면 65세 인구가 20%를 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는 만큼, 독일 프랑스 등 후견 제도가 발달한 국가들을 참고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조세 전문가인 소 변호사는 사회적 논란을 빚은 사건을 무료로 변론해 승소로 이끌기도 했다. ‘황필상 증여세 사건’이 대표적이다. 수원교차로 창립자인 황필상 씨는 2003년 모교인 아주대에 180억원어치 주식을 기부했다가 140억원대의 증여세 폭탄을 맞았다. 이때 황씨 변론에 나선 이가 바로 소 변호사다. 그는 “기업 운영이 투명했는데도 ‘경제력 승계’ 위험이 있다며 기부에 거액의 세금을 매긴 것은 부당하다고밖에 생각되지 않았다”며 무료 변론에 나선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2017년 대법원으로부터 “기부를 위한 주식 증여에 증여세를 부과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최종 판결을 이끌어냈다.

소 변호사는 후배 변호사들에게 “법조인으로서 사회 공헌에 관심을 가져달라”고도 당부했다. 그는 대한암연구재단 이사등 공익활동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4월엔 ‘법의 날’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받기도 했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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