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덕 재건축 막히자…강동구 리모델링 '바람'

입력 2021-09-28 17:35   수정 2021-09-29 01:08


서울 강동구 일대 노후 단지를 중심으로 리모델링 바람이 불고 있다. 재건축 사업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선 고덕동·상일동에서 리모델링 추진 아파트가 속속 등장하고, 암사동에서는 2900여 가구의 대단지가 리모델링 열풍에 합류했다. 용적률이 높아 사업성이 떨어지는 노후 단지를 중심으로 리모델링 추진 열기가 확산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고덕·상일·둔촌·암사동 리모델링 ‘바람’
28일 강동구에 따르면 고덕동 ‘고덕아남아파트’가 지난 17일 리모델링 1차 안전진단을 통과했다. 1996년 준공된 이 단지는 807가구 규모다. 리모델링을 통해 지하 6층~지상 23층, 9개 동, 887가구로 탈바꿈한다. 명동초와 명일중이 단지 바로 옆에 있어 교육 여건이 좋다. 지난 7월에는 시공사로 삼성물산이 선정됐다. 삼성물산은 새 단지 이름으로 ‘래미안 라클레프’를 제안했다. 고덕아남아파트 조합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리모델링 조합 설립 인가를 받았다”며 “기존 용적률이 298%가량에 달해 재건축이 쉽지 않아 리모델링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고덕그라시움’과 ‘고덕아르테온’ 등의 입주로 새 아파트촌으로 탈바꿈 중인 고덕동·상일동 일대에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단지도 늘어나고 있다. 고덕동 ‘배재현대아파트’는 이달부터 리모델링 조합설립 동의서 접수에 나섰다. 1995년 준공된 이 단지는 총 448가구로 조성됐다. 상일동에서는 ‘명일중앙하이츠’가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다. 명일중앙하이츠 추진위 관계자는 “지난 2월부터 조합설립을 위한 동의서를 받고 있다”며 “확보한 동의율이 50%를 넘어선 상황”이라고 말했다.

2938가구에 달하는 암사동 ‘선사현대’가 지난달 리모델링 조합설립 인가를 신청한 것도 관심을 끈다. 2000년에 준공된 이 단지는 높은 용적률(393%)을 고려해 재건축 대신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 중이다. 한강 조망이 가능한 데다 지하철 8호선 암사역과 인접한 게 장점이다.

‘둔촌주공’의 인프라를 공유할 수 있는 둔촌동 둔촌현대 1·2·3차 리모델링 사업도 본궤도에 올랐다. 가장 속도가 빠른 둔촌현대1차는 지난 8일 착공에 들어갔다. 시공사는 포스코건설이 맡았다. 기존 498가구가 리모델링 후 572가구로 늘어난다.

둔촌현대2차는 5월 리모델링을 위한 건축 심의를 통과했다. 둔촌현대3차는 4월 리모델링 안전진단을 통과했다. 공사는 효성중공업이 맡는다.
재건축 안전진단 피해 리모델링 도전
강동구에서 재건축 말고 리모델링을 대안으로 택하는 노후 아파트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강화된 재건축 안전진단에 도전하기보다 리모델링을 선택해 ‘몸값’을 높이려는 주민이 많아서다. 강동구의 한 리모델링 추진위 관계자는 “강동구는 6월 명일동 고덕주공9단지가 안전진단 적정성 검토에서 최종 탈락한 뒤 재건축 추진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주민이 크게 늘었다”며 “앞으로 리모델링 바람이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말했다.

리모델링을 추진 중인 아파트의 실거래 가격이 오름세다. ‘배재현대’ 전용면적 59.9㎡는 지난달 30일 12억원에 신고가를 경신했다. 5월 11억6000만원에 거래된 주택형이다. ‘명일중앙하이츠’ 전용 59.9㎡는 7월 10억4000만원에 손바뀜했다. 5월(9억원)보다 1억4000만원 뛰었다.

일각에서는 리모델링 특성상 사업성 확보가 쉽지 않다는 지적도 많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기존 아파트에서 층수를 최대 3개 층 올려 짓는 수직증축을 통해 사업성을 확보할 수 있지만 까다로운 안전성 검토 과정을 통과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재건축을 원하는 주민들과의 갈등이 발생할 수 있는 점도 문제”라고 말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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