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2030 여성 골퍼, 티나게 입고 티샷

입력 2021-09-30 17:11   수정 2021-10-12 18:54


골프장이 어느새 패션 경연장으로 바뀌었다. SNS가 일상인 2030 젊은 층이 골프 인구로 유입되면서 골프 실력만큼 중요하게 떠오른 것이 ‘필드룩’이다. 푸른 잔디밭이 펼쳐진 필드에서 스윙하는 모습을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리려면 멋들어진 색깔과 디자인의 옷은 필수다. 젊은 골퍼들에겐 골프룩이 명품처럼 자신을 드러내는 수단이다.

이에 여성 골퍼들의 패션에도 더 많은 선택지가 생기고 있다. 그간 예쁜 여성 골프룩은 몸에 착 감기는 슬림한 디자인의 골프웨어와 짧은 치마로 통용됐다. 최근에는 ‘페미닌’한 골프웨어뿐 아니라 체형을 드러내지 않고 입을 수 있는 일상복 같은 골프웨어가 늘고 있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겨냥한 신진 브랜드 중에선 긴 치마 등 전에 없던 제품도 나오는 추세다.
‘인스타그래머블’이 대세

올해 골프에 입문한 29세 직장인 김모씨는 사진용 골프룩과 연습용 골프룩이 따로 있다. 골프연습장을 가거나, 사진을 찍을 마음 없이 필드에 나갈 때는 나이키 등 기능성에 충실한 골프웨어를 입는다. 반면 인스타그램에 올릴 사진을 찍으러 나갈 때는 제이린드버그 등 요즘 유행하는 골프웨어 브랜드 제품을 입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세팅’한다.

패션업계에 따르면 젊은 여성 골퍼들이 ‘인스타그래머블(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리기 좋은)’한 골프 의류로 선호하는 옷은 ‘스윙할 때 예쁜 옷’이다. 테니스 스커트처럼 플리츠 디자인의 하의와 슬림한 상의, 레이스·리본이 달린 모자 등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이런 옷들은 골퍼가 스윙하면서 상체를 크게 회전할 때 바람을 맞는 듯 휘날리거나 퍼져 예쁜 사진을 찍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골프웨어 브랜드들도 이런 트렌드에 맞춘 디자인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코웰패션이 지난해 인수한 디자이너 골프 브랜드 ‘페어라이어’는 올해 가을·겨울(FW) 상품으로 리본이 달린 패딩과 모자, 신발 등을 출시했다. 최근 패션업계를 강타한 트위드 소재의 테니스 스커트도 내놨다. 색상도 강렬해지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 부문이 수입해 판매하는 미국 브랜드 ‘지포어(G/FORE)’와 자체 브랜드 ‘왁’은 화려한 색상과 독특한 패턴으로 2030대 여성 골퍼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지포어는 핑크색과 파랑, 초록 등 강렬한 원색에 알파벳 G가 4개 들어간 로고로 브랜드 이미지를 높였다. 왁은 FW시즌에 체스게임을 모티브로 한 패턴의 제품을 내놨다.
맨투맨·점프슈트 등 평상복 디자인 인기
골프는 야외에서 장시간 하는 스포츠다. 디자인만 고려해 의상을 선택했다간 골프를 편안하게 치지 못하고 건강도 상할 수 있다. 여름에는 땡볕에서 오래 골프를 치면 피부가 자외선에 장시간 노출되고, 두터운 옷을 입어야 하는 겨울에는 골프웨어의 신축성과 방풍 등 기능성이 골프 스코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최근 페미닌과 함께 떠오른 골프웨어 트렌드는 ‘일상룩’이다. 단순 기능성 골프웨어를 넘어 평상시에 입을 만큼 편하면서도 디자인에 신경 쓴 ‘일상복 같은 골프복’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어서다. SNS용 사진보다는 골프 자체에 ‘진심’인 골퍼나 몸매가 부각되는 골프 의류를 선호하지 않는 여성들을 겨냥한 패션이다.

유통업계 골프 바이어와 패션업계 관계자들이 꼽는 ‘핫’한 브랜드는 미국 LA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인 말본골프다. 맨투맨과 재킷, 점프슈트 등이 대표 제품이다. 점프슈트는 위아래가 연결된 옷이라 입고 벗기에는 불편하지만, 몸매를 지나치게 부각하지 않으면서도 개성을 뽐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기존 패션 브랜드에서 출시하는 골프웨어 라인도 참고할 만하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패션 전문기업 한섬은 브랜드 SJYP와 타미힐피거에서 골프라인 컬렉션을 출시했다. 경량패딩과 니트 등 각 브랜드의 콘셉트를 반영하면서도 기능성이 강조된 제품들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여성복 브랜드 ‘구호’도 최근 골프웨어 컬렉션을 내놨다.
백화점, 골프웨어 신진 브랜드 발굴
이제 막 골프에 입문해 골프웨어 브랜드들을 잘 모른다면 ‘골프웨어 편집숍’에 가보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다양한 브랜드의 제품을 한 곳에서 경험하고 믹스매치해보면 자신의 취향과 체형에 맞는 브랜드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백화점 등 유통업계는 자체 골프웨어 편집숍을 운영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의 자체 편집숍 케이스스터디는 최근 브랜드 ‘케이스스터디 골프 클럽’을 론칭하고 말본골프, 제이린드버그 등 골프웨어 브랜드와 함께 제작한 제품들을 출시했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전체 제품 120여 종 중 절반 이상이 3일 만에 완판됐다.

기존에 백화점에서 찾기 어려웠던 신진 브랜드들도 들어오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젊은 여성 골퍼들을 겨냥한 온라인 전문관 ‘골프 와이 클럽(Golf.y.club)’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 신진 디자이너들의 골프 브랜드 22곳을 모아 의류와 디자인 용품 등을 판매한다.

현대백화점도 SNS에서 인기를 끄는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들을 백화점으로 입점시키고 있다. 최근에는 여의도 더현대서울과 무역센터점에 순차적으로 ‘액티브 스포츠 클럽’ 팝업스토어를 열고 신생 골프 브랜드 10곳의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였다. 무릎 밑으로 내려오는 긴 치마 등 기존 골프웨어의 공식을 과감하게 벗어난 제품들을 볼 수 있고, 기존에 신던 신발에 스파이크를 장착해 자신만의 골프화로 만들어주는 서비스도 경험할 수 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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